세종문화회관에서 29일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친일인명사전 수록 예정자 명단 1차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명단에 포함된 인물은 익히 알고 있는 을사오적 이완용 정미칠적 송병준을 비롯해 박정희 전 대통령, 백선엽 전 육군참모총장 방응모 전 조선일보 사장, 이광수 모윤숙 등의 문인, 홍난파 현제명 등의 음악가 화가 김기창 극작가 유치진, 영화감독 안석영, 김활란 전 이화여대 총장 노덕술 고등계 형사 시일야방성대곡 의 장지연 등 각계 인물 3090 명이다. 친일 언론을 하며 전쟁협력까지 가담하는 식의 중복인물까지 포함할 경우 그 인원은 3700여 명에 달한다.
친일인명사전의 수록인물은 을사늑약 전후부터 1945년 8·15 해방까지 일본제국주의의 국권침탈식민통치·침략전쟁에 협력하고 우리 민족과 타 민족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끼친 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매국 행위에 가담하거나 독립운동을 직접 탄압한 반민족행위자 전부를 수록 대상으로 하고 있다. 부일협렵자의 경우 일정한 직위 이상은 그 지위에 대한 책임을, 지식인과 문화예술인의 경우는 그 사회적 책임을 묻는다는 취지에서 수록대상으로 삼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자발성과 반복성 능동성 증거의 확실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고 편찬위 측은 밝히고 있다.
세부기준을 보면 ▲을사늑약, 한일합방, 매국의 대가로 작위를 받는 등 일제 국권침탈에 협력한 자 ▲일정 직위 이상의 일제 식민통치기구에 참여한 자 ▲항일부대를 공격하는 등 항일운동을 방해한 자 ▲일제의 황민화정책 및 침략전쟁에 협력한 자 ▲위 사항에 적용되지 않더라도 친일행위가 뚜렷한 자를 선정기준으로 삼고 있다.
한편 문화예술 분야의 경우 총 140여 명의 친일인사가 발표됐다. 문학은 2003년도 민족문학작가회의 실천문학사, 민족문제연구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친일문인 명단을 수록대상으로 하였다. 당시의 선정기준은 1937년 이후에 발표된 글 중 식민주의와 파시즘 옹호 여부를 기준으로 이에 해당하는 작품 3편 이상을 쓴 문인을 그 대상으로 하였다. 이광수 김동환 모윤숙, 최재서 유진오, 주요한 등 36명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아직 논란이 되고 있는 윤해영 유치환 이원수, 마해송 등은 2차 심의과정에서 깊이 검토하기로 했다고 편찬위 측은 밝혔다.
음악 부분은 작곡·작사·연주·노래·지휘·평론·선전·음악교육 등을 통해 친일 전쟁협력의 성격이 뚜렷한 활동을 반복적으로 한 음악인과 국민총력조선연맹문화부, 조선음악협회 등의 친일협력단체에 참여한 핵심 간부를 선정 대상으로 하였다. 주요인물로는 이종태 현제명, 홍난파, 박시춘 남인수 김기수 등 22명이며, 편찬위는 2차 심의과정에서 논란 중인 조두남 채규엽, 함화진, 이재호 조선연예협회 소속 예술인 등을 추가로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술 부분은 1937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일제에 유리하고 조선에 불리하게 작용한 모든 미술행위를 검토대상으로 삼으며 친일협력 단체와 기관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한 미술인 총후미술전, 결전미술전, 징병제 실시 기념 시화 등이 검토 대상에 포함되었다. 김경승 김은호 김기창 이상범 등 25명이 이에 해당한다.
질의에 응답하고 있는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영화와 연극 등의 공연예술 부분은 식민통치, 황민화정책 침략전쟁 등을 선전·옹호·가담 여부를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주요 친일 행사에서 수상한 실적을 참고했다. 작품의 제목만 남아 있을 경우 당대의 신문기사와 줄거리 작품평 등의 보조자료를 참조했으며, 극작가와 연출가의 경우 하나의 작품일지라도 친일 성향이 극렬하다면 대중적 영향력을 고려해 수록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유치진, 이서구 조명암(연극) 안종화, 안석영 허영 문예봉(이하 영화) 등 62명이 이 부분 친일파로 명단에 올랐다.
명단 발표에 앞서 조문기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은 명단을 발표하는 오늘은 국치 60년 청산을 위한 봉화를 올리는 날이자 친일파 청산을 위한 시작의 날 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또한 윤경로 편찬위원장은 친일인명사전 편찬사업에 열화와 같은 지지와 성금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말과 함께 친일문제 연구의 기초을 닦은 임종국 선생의 뜻을 기린다 고 전하며, 이번 친일인명사전이 그 후손에 대한 연좌제적 접근에 단호히 반대한다 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한편, 천도교 측은 일제 때의 친일 행위에 대한 반성과 참회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2차 심의대상은 1차에서 깊이 다루지 못한 해외와 지방의 친일인사 등에 대해 추가로 심의를 가질 예정이다. 친일인명사전’은 2007년에 편찬될 예정이다.
친일인사 명단 3090명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