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9일 국방개혁과 관련, 군 내부에서도 지금 조심스럽게 의견을 통일해 가는 과정에 있으나 그러한 분위기 조성에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이번에 이 국방개혁이 또다시 무산된다면 대통령도 책임져야 하지만 다음에도 바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원기 국회의장과 이해찬 총리 및 여야 지도부를 초청한 오찬 자리에서 “이번에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국방개혁의 청사진을 만들고 싶다”고 국방개혁의 절박성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국방개혁의 핵심은 가장 효율적인 군대를 지향하는 것으로 이는 여야간 큰 의견의 차이가 없는 개혁과제”라며 “참여정부 들어 2년에 걸쳐 겨우 3단계 계획을 세웠고 국민여론을 수렴한 이후에 정기국회에 보고하고 입법화를 추진하기로 한 상태”라고 국방개혁 추진 일정을 설명했다.
최근 군 총기사고와 관련, 노 대통령은 “사고의 대책과 관련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군 생활이 자기 향상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군대를 민주화, 합리화해 나가면서 침상, 막사 개선 등 병영환경 개선에 있어 국민이 안도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국회 제출에 대해 “내각제 하에서의 해임건의는 사실상의 정권 불신임으로 대통령제에서는 없는 개념”이라며 “한나라당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4·30 재보선 이후 여소야대 상황에서 사실상 한나라당이 정국주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여당이 제대로 집권당의 역할을 못하고 있고 정책추진에도 어려움이 많다”면서 “정부여당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오찬에는 김 국회의장과 이 총리를 비롯해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 정세균 원내대표,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 천영세 의원단 대표, 민주당 한화갑 대표, 이낙연 원내대표, 자민련 김학원 대표, 김낙성 원내총무와 유재건 국회 국방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측에서는 김우식 비서실장, 김병준 정책실장,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김완기 인사수석 등이 배석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노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 참석자들은 한나라당의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제출과 국방개혁 등에 대한 각각의 입장을 밝혔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국민정서상 책임정치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나 이 문제를 국회에서 해임건의를 결의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더구나 주적개념의 삭제 등을 해임건의의 이유로 하는 것은 더욱 맞지 않는 일이니 대통령이 처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군대 간 사람들이 안심하고 복무할 수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하고 이번에 국방장관은 책임지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학원 자민련 대표는 국방개혁은 어느 한 사람에 의해 되고 안 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쇄신하는 차원에서라도 사표를 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는 병영문화와 사병들의 복무여건 개선을 위해서 좀 더 과감하게 관련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문희상 의장은 해임 건의안 제출은 정치공세이며 세계 어느 나라도 대통령제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국방장관의 사표수리 유보에 대해서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면서 해임건의안을 꼭 정치공세로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군 내부의 인권문제에 대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범국민차원의 기구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다시 제시를 해 주신다면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국방개혁 청사진 만들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