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2시간여에 걸친 장시간의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를 포함한 폭넓은 주제에 대해 심도 깊고 격의 없이 그리고 충분하게 논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미 중의 하나는 양국 정상의 우정과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과거 현재, 미래에 걸친 한미동맹의 변함없는 공고함을 확인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미관계가 매우 특별하고 굳건하며 중요한 전략적 동맹(unique, strong, important, strategic alliance)”이라고 언급했다.
양 정상간 우정과 신뢰에 기반한 확고한 동맹관계 재확인
두 정상은 용산기지 이전, 주한미군 재조정 및 일부 감축, 방위비 분담 등 십수년간의 동맹 현안이 참여정부 들어 지난 2년간 원만하게 타결되었고 한미동맹관계가 보다 공고하게 발전하고 있는데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
또한, 두 정상은 한미간 중요한 현안 문제들은 이미 모두 해결되었으며, 일부 남아 있는 현안들도 이미 합의한 대로 양국 실무자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한미동맹 정신과 양국민의 의사를 상호 존중하는 바탕 하에 원만히 협력해 나가자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양 정상은 한미동맹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한미동맹을 공동의 가치와 방향을 지향하는 미래지향적 관계로 규정한 것은 탈냉전후 전략적 환경의 변화와 한미관계의 성숙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회담이 시작되자마다 6월 10일 주한미군 차량에 의해 불행한 사고를 당한 한국 여성에 대해 조의를 표명하였는 바, 이는 미측이 우리 국민들의 정서와 성숙한 주권의식을 그 만큼 존중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미 양국정상,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적극적 의지 표명
금번 정상회담은 미북 뉴욕접촉(6.6) 등을 계기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여부가 분수령을 맞고 있는 가운데 개최된 시의적절한 회담이었으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한·미 양국 정부의 협력 의지를 과시한 매우 의미 있는 회담이었다.
양국 정상은 강력한 북핵 불용 입장과 평화적 외교적 해결 의지를 재강조하였으며, 6자회담이 재개되면 북핵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하여 진지한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작년 3차 6자회담시 한미 양측이 제의한 방안에 기초하여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다자안전보장과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포함한 실질적 지원이 가능함은 물론, 궁극적으로 미북간 ‘보다 정상적인 관계’(more normal relations)가 가능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침공하거나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하였다. 또한, 부시 대통령은 남북 화해협력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남북대화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긴요하며 6자회담 관련 유용한 채널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남북 장관급회담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언론 회견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Mr 김정일”로 호칭하였을 뿐만 아니라 미측 제안에는 “수많은 유인책”(a lot of inducements)이 포함되어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는 미국 조야에서 북핵문제와 관련 다양한 의견이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부시행정부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시 대통령의 목소리로 확인해 주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부시 대통령의 성의 있는 입장 표명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은 금번 한미정상회담의 긍정적 대북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할 것이며, 회담이 재개되면 진지한 협상을 통해 북핵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동북아 정세에 대한 미측의 이해 증진 기여
양국 정상은 동북아 정세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한일관계에 대해 관심을 표했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의 대일정책과 동북아 정세의 핵심사안을 상세히 설명하였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이해를 표시하였는 바, 금번 회담은 동북아 정세에 대한 미측의 이해 증진과 한·미간 상호 인식지평 확대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양측의 공통된 평가이다.
이번 회담은 양 정상간 4번째 정상회담이었고 부시 2기 행정부 들어 첫 번째 회담이었다. 또한, 역대 방미중 가장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가장 폭넓은 주제에 대해 매우 심도 있는 대화가 이루어졌으며, 한미동맹과 북핵문제 등 핵심의제에서 양국의 공동목표와 인식을 확인한 매우 성공적인 회담이었다는 것이 양 정상은 물론 한·미 당국자들의 일치된 평가이다.
이번 방미는 의례적 의전적 요소를 최대한 생략하고 실질회담 자체에 역점을 두었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주변국 정상과 긴밀히 협의할 사안이 있으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라도 정상외교에 나서겠다는 대통령 의지의 반영이며, 실사구시형 정상외교의 새로운 패턴의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한미정상회담의 의미와 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