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6일 저녁 임채정 의장과 정세균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면서 “한국경제는 건강하니까 다시 살아날 것이며 꼭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경제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면서 “지난 2년 간 집중했던 정책이 건전한 정책이라고 자부한다”며 “다만 이륙할 때 박차를 가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어려운 일인 만큼 앞뒤를 잘 살펴서 부작용이 없도록 잘 해나가자”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지난 1년 동안 답답했던 것이 있다”고 말문을 연 뒤 ‘맞춤형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중소기업정책에 대한 보고를 여러 번 받았는데 새로운 것이 없었다”면서 “그래서 중소기업의 유형을 분류, 분석해 맞춤정책을 만들어 나가고 있으니 올해 중소기업정책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맞춤정책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 대통령은 또 “오는 4월 재보선으로 (국회 원내) 과반수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숫자 한두명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대의를 가지고 가느냐, 대의에서 벗어나느냐가 핵심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국회의 효율, 특히 입법효율이 올해는 좀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면서 “규칙과 원칙대로 페어플레이를 하면 (국회가) 잘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임채정 의장이 대통령의 지지도 상승을 언급한 것에 화답하면서 “저는 제 지지도에 대해 둔감한 편이며, 긴 승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때그때의 지지도를 갖고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한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당정분리와 관련해 “당과 저 사이의 관계를 보면 어떤 분들은 아직 생소하고 불편해 하지만, 저는 새 질서에 완전히 익숙하고 아주 편안하다”며 “아직 혼란스럽고 불안해 보이지만 좀 익숙해지면 합리적이고 정상적이며 효율적인 질서가 될 것이니 (당정분리의) 질서가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시행착오 과정을 최대한 줄이자”고 주문했다.
■ 열린우리당 지도부 만찬 발언
▶ 노 대통령 : 한국경제가 몸이 건강하니까 다시 회복될 것이다. 지난 2년 간 집중했던 정책이 건전한 정책이라고 자부한다. 경제는 살아날 것이다.
▶ 정세균 대표 : 참여정부가 무리한 단기처방을 하지 않은 것은 정말 잘 한 것이다. 특히, 지난 선거 때도 선심성 정책을 하지 않은 것은 정말 인정 받을 만하다. 기업이 중국에 대해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개성공단으로 갈 수 있도록 개성공단의 속도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가 지금 바닥을 치고 상승이 가능한 시기라고 본다, 이런 때 우리경제의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필요한 불쏘시개를 활용하면, 올해 내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 노 대통령 : 이륙할 때 박차를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그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앞뒤를 잘 살펴서 부작용이 없도록 잘 해나가자. 지난 1년 동안 답답했던 것이 있다. 중소기업정책에 대한 보고를 여러 번 받았는데 새로운 것이 없었다. 워낙 중소기업이 숫자도 많고, 유형도 다양해서 그렇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각 중소기업의 유형을 분류, 분석해서 맞춤정책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올해 중소기업정책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맞춤정책이 될 것이다. 또한 과잉사양 업종들이 어려운 상황이다. 구체적인 상황을 조사해서 대책을 마련해 나가려고 한다. 이 업종 종사자들이 40대 후반, 50대들이 많은데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상황을 놓고 특별한 대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지난번에 정치인 장관에 대해서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론적 틀이나 공식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문제가 생기면 기존의 사고틀에 갇히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치인은 그런 틀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 낸다. 앞으로 우리 정책도 이런 미시적인 해결 능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 임채정 의장 : 맞는 말씀이다. 그래서 우리당도 의원들이 모두 각 현장으로 보내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 노 대통령 : 그러면 그 결과를 가지고 정책토론회를 한번 하면 좋겠다.
▶ 임채정 의장: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일자리 나누기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당에서 사회적 협약을 추진하자고 제안을 해놓고 있다.
▶ 노 대통령 : 문국현 위원장이 하는 ‘사람입국위원회’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정부에서 적극 지원하겠다. 그리고 지난 연두기자회견에서 선진경제 모델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특히 기업 지원서비스 산업을 강조했는데 금융, 법률, 회계, 컨설팅 등 기업지원 산업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한국 기업의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인데 기업지원 서비스는 취약하다. 이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 정세균 대표 : 올해 분위기가 좋다. 경제에 대한 희망, 자신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계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대통령 : 잘 풀어나가겠다.
▶ 임채정 의장 : 그동안 우리 사회가 많이 투명해졌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생활과 직접 연관되는 지역 단위의 현장에서는 부정부패가 계속 되고 있다. 올해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특히 정부에서 많은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
▶ 김희선 의원 : 지난번에 K-TV를 통해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산업육성방안을 다루는 회의를 시청했다. 대통령이 직접 국정을 운영하는 모습을 본 것도 그렇고 우리사회에서 중요한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정부에서 대책을 세워나가는 현장을 보니 매우 좋았다. 지역에서 참 반응이 좋았다.
▶ 노 대통령 : 일부에서 4월 재보선으로 과반수에 대한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숫자 한두명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의를 가지고 가느냐, 대의에서 벗어나느냐가 핵심적인 문제다. 오히려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국회의 효율, 특히 입법효율이 올해는 좀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 (올해 국회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면서) 규칙 원칙대로 페어플레이를 하면 잘 되지 않겠느냐.
“한국경제 건강…다시 살아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