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오후 강서구 화곡동의 서민 임대주택을 방문한 뒤 "국민이 최소한 주거걱정이나 잠자리 걱정만큼은 없도록 해주는 것이 국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건교부, 주택공사가 도심의 다가구주택을 매입해 무주택 기초생활수급 가구에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한 화곡동 주택을 직접 찾아가 첫 입주한 201, 202호 두 가정의 주민들과 환담하고 청와대로 돌아와 정책기획수석에게 이같이 말하며 "앞으로 다가구주택 매입 임대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챙기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주민들과 환담하며 "지금은 집 사는 게 꿈이지만 10년쯤 뒤에는 꼭 집을 살 필요가 있느냐는 말이 나오도록 임대주택을 많이 짓고 잘 관리하겠다"며 "매입한 임대주택은 국가재산인 만큼 나중에 복지시설로 전환하거나 연결된 집을 모아 재개발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대주택을 지을 데가 없다고 한다. 땅이 넓은 곳도 짓지 않으려 한다. 도심지는 더 지을 데가 없다"며 "다가구주택을 매입해 임대하는 방안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좀 어렵더라도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심에서 사는 것이 일자리도 많고, 변두리의 임대아파트에 사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임대주택 정책은 실제 생활에서 주거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나 반듯하게 많이 지어 놓거나 사두면 부동산 투기를 하거나 집값을 올리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소득이 높아져도 내집마련 요구가 많고 국민이 이를 선호한다면 임대주택을 불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 환영 나온 100여명의 화곡동 주민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악수를 나눴으며 임대주택을 방문해 주민 5명과 환담했다. 이 자리에는 강동석 건교부 장관,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 홍인의 주택공사 부사장이 배석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두 가구를 방문하면서 입주 가정의 한 초등학생과 장애인 2명에게 편지 3통을 받았다.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양예린 초등학생 : 대통령 할아버지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 이원석 장애인 입주자 : 어머니가 아파서 그룹홈(공동생활가정)에 오게 됐습니다. 앞으로 요리를 배우고 싶습니다. 전국에 이런 그룹홈이 많이 생겨서 장애인 친구들이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이지연 장애인 입주자 : 이번에 취업을 꼭 해서 식당에서 일하는 엄마 용돈을 드리고 싶습니다. 나라를 위해서 대통령께서 수고하시니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주거걱정 않도록 하는 게 국가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