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표와 민병렬 비상대책위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얼마 전 신당권파가 대거 탈당하면서 내부 문제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통합진보당 상황이 어떤 건지, 지금 당을 추슬러나가야 될 강병기 비상대책위원장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대선과 관련해서 어떤 복안으로 나온 것인지 등등을 얘기 들어보고자 합니다. 야권의 작은 표로 이뤄질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대개는 경합 작용에서는 큰 작용을 하죠. 여러 차례 체험이 있었습니다. 강병기 비상대책위원장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강병기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 (이하 강병기)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
분위기가 어수선하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강병기 :
그동안 다섯 달에 걸친 당내 상황으로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드렸는데요. 저희들이 이제는 지난 16일에 당 대의원 대회와 지난 23일 중앙위원회를 통해서 시급한 당 조직을 복구하고 여러 가지 대선 전의 일정을 확정짓고 수습돼가는 그런 분위기입니다.

앵커 :
일단 현안부터 질문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지금 수습을 하고 계시는 중입니다만, 이런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이 대선 후보를 낸다는 게 당으로서는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 겁니까?

강병기 :
저희들 내부에서도 이런 상황에서는 대선 후보를 내지 않고 흔히들 하시는 말씀으로 백의종군하는 것이 어떻느냐 하는 의견이 없었던 것이 아닌데요. 대부분의 당원들께서는 오히려 이런 시기에 대선 후보를 세우고 더 적극적으로 국민들을 만나고 민생 현장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을 수습하는 데에도 그렇지만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진보정당으로서의 도리라는 의견이 많아서 그렇게 됐습니다.

앵커 :
민주통합당의 대선 공보단장이 한 말이 있죠. 통합진보당 내부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선 출마를 한다는 게 정치적 도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의문을 표했는데요?

강병기 :
그야말로 제가 민주통합당에 쓴 소리를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요. 제가 볼 때는 그렇게 말씀하시는 민주통합당이 그야말로 정치도리상 할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공당으로서 당연한 권리고, 당내 수습문제와 관련해서는 저희들 안에서 일어날 일인데, 그것이 수습이 됐다, 안 됐다, 당 내 수습용 대선후보로 규정짓는 것은 타당에 대해서 공당의 책임 있는 분이 할 그런 말씀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
어쨌든 민주통합당이 연대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것은 사실이지 않습니까?

강병기 :
저희들은 지난 총선 때 그런 연대의 정신을 확고히 했고요. 지금도 저희들은 그런 입장에서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연대를 포함한 그런 연대는 굽어야 되는 것도 아니고 어느 일방이 해서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저희들은 저희들 길을 가면서 그 정신을 잃지 않고 꿋꿋이 갈 것입니다.

앵커 :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의 경우도 노회찬 현 의원이 당시 출마하지 않았다면 아마 한명숙 후보가 당선이 됐을 거라고 하고요. 지금도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이정희 대표가 3.8% 정도 지지율이 나옵니다. 만약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이 박빙의 승부를 보인다고 한다면 이 3.8%가 상당히 큰 의미를 갖게 될 텐데, 이런 것 등과 관련해서 우려를 표하는, 야권 승리를 바라는 측에서는 이게 불편해 보일 수도 있을 텐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강병기 :
지금 대선과 관련해서 아직은 대선 후보들이 어떻게 전개될지 확정됐지 않았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민주통합당 입장에서도 안철수 무소속 후보님과 어떻게 관계를 유지할 지 정리되지 않았고요. 또 진보진영에서도 진보당의 이정희 전 대표 내지는 다른 후보와 통합진보당의 후보만이 있다는 것도 확정돼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유동적이고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저희들 입장에서 볼 때는 야권연대는 누가 하고 싶어서 하고 이런 것이 아니라, 필연적인 과정으로 야권연대가 실현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그리고 저희들도 분명하게 정권교체에 저희들 몫을 담당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기회가 올 것입니다.

앵커 :
그러니까 필요한 상황이 오면 정권교체를 위해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는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신 거죠?

강병기 :
그렇습니다.

앵커 :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들은 경제민주화, 복지, 남북 간의 평화 추구 등을 대선 주요 아젠다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통합진보당이 대선에 나선 다면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으로 제시하는 게 무엇입니까?

강병기 :
한 시대정신이라는 게 크게 보는 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들도 가장 고심하면서 저희들이 내세우고자 하는 것이 지금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너무 힘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경제민주화 부분은 당연히 저희 진보정당에서 끝까지 추구해야 될 기본 가치고요 그런데 이번 대선 시기는 이명박 정권 들어서 남북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이 됐고 심지어는 매우 불안한 상태까지 가 있습니다. 그래서 통합진보당은 진보정당으로서 남북 평화와 통일과 관련된 그런 의제가 이번에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
당내 수습 상황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 수습의 큰 복안이라고 할까요, 방향성은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강병기 :
걱정 해주신 대로 저희 당이 오랜 기간의 과정 때문에 당원들의 마음이 상처를 받으시고 크게 고심이 많으십니다. 그래서 저희 지도부는 가장 먼저 당원들을 만나는 일정을 쭉 잡아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원들의 마음을 모으는 것을 첫 번째로 생각하면서 일을 추진하고 있고요. 다른 하나는 저희들이 원치 않았던 당의 사태로 그동안 노동이나 농민 어느 양방에서도 매우 힘든 과정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런 투쟁 현장이나 민생 현장에 가지 못했습니다. 저희들이 대선 후보를 조기에 확정짓고 가고자 하는 것은 그런 국민들 속에 다가가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 방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수습하고요. 탈당하신 분께서 그동안 공조직을 거의 가동시키지 않아서 그것을 무산시키다시피 만들어놔서 그 공조직을 하루 빨리 복귀하는 것이 지금 완료단계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면 조기에 수습되고 저희들이 진보정당으로 최소한의 자기 몫을 할 정도는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지금 탈당 의원을 언급하셨는데 이분들이 강동원, 노회찬, 심상정 의원, 박원석, 서기호, 김제남 의원들인데 관계 설정이 어떻게 될까요? 특히 비례대표 의원들 같은 경우는 고소고발까지 같 것 같아 보이는데 자세한 설명을 해 주시죠.

강병기 :
실제로 세계 정당사에 없었던 소위 셀프 제명이라는 소동을 거치고 우리 당원 입장에서 볼 때는 너무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말씀 드리지 않을 수가 없고요. 그와 관련해서는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마 법원의 판결을 통해서 그것이 가려지리라 생각되는데 큰 방향에서 볼 때는 지금 현재는 서로 헤어졌기 때문에 감정들이 수습되지 않고, 그런 상황 속에서 연대라든지 이런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진보 가치를 계속해서 가져 나가신다면 결국은 다시 만날 수도 있는 분들입니다. 한편으로는 저희들이 진실을 밝히는 차원에서 대응할 것은 대응하지만, 마음을 크게 열고 장기적으로 내다보면서 이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저희들은 열어놓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
이른바 셀프제명하신 의원들에 대해서 고소고발은 진행이 되는 겁니까?

강병기 :
초동대응으로 법원에 한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제가 그것까지는 살펴보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올라오기 전에 직무대행 체계가 6일 정도 있었는데 그 체계에서 이와 관련된 기본 법률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고 있고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옳은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
이 문제로 인해서 분란이 계속될 것 같은 예상이 들어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편법으로라도 셀프제명해서 의원직을 유지해서 나가신 분들에 대해서 통합진보당에서는 개인에게 준 의석이 아니라는 거죠. 순번대로 다음 분들이 가져가야 되는 의석이라는 것이고, 이게 해결이 나오겠습니까?

강병기 :
일단은 저희 당의 공식입장으로는 법적 대응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을 밝힌 적이 있고, 그런 당론이 아직 변화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그 네 분은 통합진보당 안에서 통합진보당의 이름으로 당원들과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서 의원에 당선되신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께서 셀프제명이라는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탈당을 하셨는데, 탈당만 하신 게 아니라 지금 남아있는 당원들에게 통합진보당은 사망했다는 선고까지 내리고 나간 상태입니다. 남아있는 당원들 입장에서 어떤 마음이 드실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이 지금 당장은 법적대응이나 이런 것들을 제고할 여지가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그것은 공식당론이기 때문에 법적 대응절차에 따라서 갈 것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
통합진보당은 당원 탈당 못지않게 또 하나의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에 지지철회를 했거든요. 이 관계 어떻게 풀어나가죠?

강병기 :
저희 진보정당의 입장에서 볼 때는 가장 가슴 아픈 상실입니다. 이것이 말씀주신대로 전혀 예상치 못하게 배타적 지지철회 방식이 돼버렸는데요. 이것이 조기에 수습되기를 저희들은 기대합니다만 그렇게 조기에 수습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특히 노동 현장이나 이런 쪽에 진정성을 가지고 때로는 험한 말씀을 듣더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저희 진심을 알려나가는 것이 기본이지 않겠느냐. 그것을 세를 가지고 입장을 번복한다든지 이런 상황은 아니고요. 그래서 저희들은 일단은 진정성 있게 노동현장을 찾아갈 생각입니다. 지금도 저희들이 찾아가는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당의 대표가 가도 소개조차 되지 않는 찬밥 같은 신세지만 저희들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앵커 :
우리나라 정당 지형도에서 진보정당이 노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다면 그야말로 사상누각처럼 보일 수가 있단 말이죠.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는 것의 구체적인 방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나왔으면 좋겠는데요. 언젠가 말씀하실 기회가 있어야 될 것 같네요.

강병기 :
네. 저희들이 준비해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현재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얘기이신 거네요?

강병기 :
하하. 답답하지만 현재는 저희들이 뾰족한 수가 사실은 없습니다. 당을 이 모양으로 계속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저희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대선이 끝나고 나서 당을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시킬 때 가장 중점을 둘 것이 흔히들 말씀되는 노동 중심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여러 가지 것을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저희들 입장이고 생각이기 때문에 우선 마음이 열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희들이 현재는 그런 기술적인 방법이나 대안 이전에 진정성으로 다가가서 그분들의 마음을 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씀이라는 겁니다.

앵커 :
오늘 여기까지 얘기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통합진보당 강병기 비상대책위원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