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여의도당사에서 12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는 예상대로 전날 사무총장 인선을 둘러싼 지도부 간 불협화음에 대한 중진 의원들의 질타와 충고가 쏟아졌다.

(뉴스파인더)전당대회 전까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을 이끌었던 정의화 의원은 아무리 적법하다고 해도 인사문제를 표결로 밀어붙이는 지도부의 정치적 부재가 더 큰 파장을 낳지 않을까 걱정과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지도부가 충분한 공감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모습에 일부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등 당의 이미지를 이렇게 실추시킨 것은 정말 유감”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정치적인 동지의 이해와 동의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한 ‘협량’의 정치력으로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 지 걱정”이라며 “홍 대표는 제왕들도 인사의 원칙으로 삼았던 탕평의 의미를 되새겨 최고위원 두명을 비롯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을 껴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영선 의원도 홍 대표가 5년 전 당권-대권 분리 등 당헌·당규 개정에 참여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당헌 구조가 굉장히 크게 변경이 됐는데, 홍준표 대표는 원래 본인이 추진하던 혁신의 정신에 입각해 화합하는 당을 만들어 달라. 또 골고루 표를 받았고 다른 분을 지지하는 분들의 지지까지(1인 2표제 의미) 받았기 때문에 화합형으로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홍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전체에 대한 쓴 소리도 이어졌다.

홍사덕 의원은 “정당, 특히 집권당은 늘 여러 개의 전선을 가지게 되는데, 그들 중에는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갖는 전선도 있고, 우리 일에만 관심을 갖는 전선도 있다”며 “국민이 관심을 갖는 전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주기 바란다”고 사분오열된 지도부를 비판했다.

최저임금제도와 금강산 관광 등 남북문제, 무상급식을 집중해야 할 전선으로 꼽은 홍 의원은 “홍수 현장, 동계올림픽과 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평창과 대구 등 몸과 마음이 모두 젊은 지도부가 이같은 현장을 끊임없이 다녀주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이경재 의원은 “젊은 지도자들이 탄생하면서 국민들에게 새 희망을 줬다”며 “일주일이 지나면서 당직을 둘러싼 티격태격 모습이 젊은 지도자들에게 기대했던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제는 젊은 지도자들답게 구태로 갈게 아니라 치열한 것은 대외적인 부분에서 보여주고, 안으로는 부드러운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에게도 “올해가 미국 레이건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인데, 유머와 소통, 정적을 껴안는 포옹력으로 링컨의 인기를 앞지르는 등 미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원칙을 지키면서 보수적인 레이건의 리더십을, 홍 대표도 그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친박계 중진인 이 의원은 18대 공천학살을 언급, 사무총장은 돈과 공천권 여러가지 손에 쥐고 있다, 막강하다’ 얘기하는데, 새로운 당직자들이 당과 나라를 위해 미래지향적으로 공정하게 진행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김정권 신임 사무총장을 겨냥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의원들의 걱정이 기우가 될 수 있도록 공정하게 맡은 바 임무를 최대한 겸손하게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 대표는 회의에 앞서 “당직 인선을 둘러싼 모든 논란을 마무리하겠다”며 이제 전당대회에서 국민에게 다짐했던 것들을 실천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평무사하게 당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현장 중심의 민생정치를 위해 지방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정기국회 전까지 전국 민생정책투어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