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수립위원회가 서울 세종로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자리에 세울 역사박물관에서, 대한민국 수립 시점을 1948년으로 표기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민주노동당 대변인 우위영은 21일 논평에서  역사교과서 다시 찾아보게 하지 말라. 일제로부터 해방된 것이 45년 아닌가? 그럼 45년부터 48년까지 3년 동안 살았던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그냥 주민’이라는 것인가?

이명박 정부와 뉴라이트 진영이 반공독재자인 이승만 전대통령을 國父로 모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싶다지만 이런 식으로 몰지각해서는 안된다.

45년 광복없이 대한민국이 탄생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35년간의 치열한 민족해방운동으로 되찾은 나라의 정체성을 자주와 독립 없이 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우리 헌법 조항이 이미 확인해 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문제는 재작년 건국절 논란이 보여주듯, 이명박 정부의 새로운 역사만들기 시도에 있을 것이다. 일제억압에 대한 전 국민적 망각을 유도하고, 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한편 독재정권 하에서 이뤄졌던 산업화만을 부각해 국민의 기억을 조작하는 것이 그 목적일 것이다.

물론 10년만에 정권을 되찾은 차에, 국민들의 기억을 이렇게 조작해서 장기집권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만도 할 것이다. 게다가 집권당의 다음 대선 유력후보의 부친이 일본 육사를 졸업한 후 일본 관동군 지휘를 받았던 만주군 장교로 복무하다가,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분이 아닌가?

역사를 기록한다는 것은 정치적 목적 이전에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문제다. 정녕 식민지배에 협력했지만 그 당시에는 많은 이들이 그랬으니 괜찮다’거나 혹은 군부독재 기간 많은 시민이 죽었지만, 산업화가 이뤄졌으니 상관없다’는 것 따위가 다음 세대가 배워야할 가치이겠는가? 목전의 정치적 이득만을 노린 이런 류의 역사 조작은 지극히 무책임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