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측은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뉴스파인더)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우진 부장판사)는 31일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서 9억여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 대해 “금품을 전달했다는 검찰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9억원의 금품수수를 인정할 수 있는 유일한 직접증거는 한만호 전 대표의 검찰진술 뿐”이라며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 합리성과 일관성이 없는 부분이 있고, 진술 자체에 추가 기소를 피하려는 이해관계가 있는 것으로도 보여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한 전 총리의 비서 김문숙씨는 5,500만원과 법인카드를 받아 쓰고 버스와 승용차를 무상 제공받은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400여만원을 선고 받았다.

판결 직후 검찰은 “법원의 무죄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려우므로 항소할 방침”이라며 즉각 항소 의사를 분명히 했다.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민주당은 “이 땅의 정의가 정치검찰을 이겼다”며 한 전 총리를 기소한 검찰을 맹비난 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번 판결은 사법의 잣대가 국민을 대신해서 무리한 보복 수사로 한 전 총리에게 누명을 씌운 정치 검찰을 단죄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사건의 수사는 작년에 한 전 총리에 대한 다른 뇌물사건의 무죄가 예상되자,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무리하게 시작한 짜 맞추기 수사로 잘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