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코리아는 어제 갤럽과 공동으로 실시한 20만명 네티즌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공지하면서 이에 대해 사과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 한선교 대변인은 29일 갤럽은 지금 이 시간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들은 갤럽이 야후와 함께 조사를 실시한 후에 빠졌는지, 아니면 애시당초 조사에 참여하지 않고 빠져버림으로써 야후 단독으로 조사를 실시했는지 알 길이 없다. 분명히 공동으로 조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해놓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침묵을 지키는 것은 공신력을 생명으로 여겨야 할 여론조사기관으로서 대단히 무책임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
야후 측의 발표 내용도 전혀 납득할 수 없다. 네티즌 20만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해놓고 1차 조사 인원이 5,700명이라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야후는 조사기법 상의 문제라면서 책임 회피하고 있지만 일 방문자 수백만명에 이르는 포털사이트에서 한달동안 대대적인 홍보를 벌이고 참여한 인원이 고작 5천 여명이라는 것에 대해 과연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그 뿐만이 아니다. 복잡한 실명인증 과정을 거쳐 자발적으로 참여한 네티즌들을 특정 정치세력을 옹호하는 여론조작 집단으로 매도한 것에 대해 그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이 빠져버린 상태에서 어찌 야후가 공정성과 신뢰도를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것인가? 또한, 공정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개선하고 보완하여 결과를 발표하면 될 일이지 어찌하여 그 책임을 네티즌에게 전가하고 책임회피 하려는가? 네티즌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 사과만으로 끝날 일인가.
갤럽은 답해야 한다. 야후와 갤럽이라는 대규모 미디어 전문집단이 공동으로 주관하여 5,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공정성과 신뢰도에 문제가 생겼고, 이로 인해 갤럽이 참여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면 과연 그동안 갤럽이 실시해온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공정성과 신뢰도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혹, 이번 사안과 마찬가지로 갤럽 측의 주관적 입장과 특정인의 자의적 판단으로 이미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하거나 숨긴 경우가 없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이번 야후-갤럽 공동 여론조사는 인기투표가 아니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와 국내 최대 여론조사기관이 참여한 그야말로 여론형성 시스템의 공신력에 대한 문제로 비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 단순히 조사결과만을 문제 삼아 발표를 안 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야후와 갤럽이 끝까지 그 책임을 회피하겠다면 국민이 직접 나서 여론형성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검증을 추진해야 한다.
야후-갤럽 묻지마 사과로 책임회피 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