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라가 비정상적이다. 의료보험 재정의 파탄, 경제 불안, 공교육의 황폐화, 외교 망신, 북한의 영해침범등 어느 한곳 제대로 된 것이 없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 특유의 오기의 정치가 나라를 분열과 대립과 반목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은 1일 지난 3년간 실정에 대한 언론의 비판에 마음이 많이 상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김대중 대통령이 막다른 길에 몰리자 자신이 한 말을 스스로 뒤집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대통령은 지난 국민과의 대화에서 토마스 제프슨의 말을 인용해 “신문없는 정부 보다는 정부없는 신문을 선택”하겠다고 해 놓고서 결국 ‘신문없는 정부’을 선택해 국민을 다시 한번 기만하고 있다.
언론개혁이라는 이름하에 자신에 대한 비판자들의 입을 묶어 정권재창출을 위해 시작된 것이 현재의 언론세무사찰의 본질이다.
세무사찰, 신문고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발표가 어쩌면 이렇게 술술 동시에 나올 수 있는가? 언론말살 시나리오에 따라 현 정권이 연출하고 있는 언론 압살극의 현장을 지금 온 국민이 목격하고 있다.
언론사라고 세무조사를 받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언론사도 기업이므로 당연히 세무조사의 대상이다. 그러나 언론사의 세무조사가 언론자유를 위협하거나 사회적 감시자, 비판자로서의 본래의 언론 기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쳐서도 안된다.
그런데 이번 조사는 기업세무조사로는 이례적으로 조사기간을 연장해 형평성이 결여된데다
언론계의 오랜 관행까지 범죄시하고, 언론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등 언론자유를 탄압하고, 또한 몇 개사 언론사주를 고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언론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이번 언론세무사찰은 언론개혁을 사칭하면서 단순한 비판 언론 길들이기의 정도를 넘어 이땅의 언론 자유를 통체로 말살하려 한다.
23개 언론사에 5천억원이 넘는 추징액은 한 언론사당 평균 2백억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지금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2백억원이 넘는 돈을 그것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있다.
과연 이 정도 현금을 바로 동원할 수 있는 언론사가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가? 없다. 이제 언론사들은 그 돈을 구하지 못하면 문을 닫든가, 아니면 돈을 경감 받기 위해 현 정권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선택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이렇게 정치적인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정부와 권력에 대해 언론 본연의 임무인 비판기사를 자유롭게 쓸 수 있겠는가?
돈을 갚을 길이 없어 위축돼 있는 상태에서 정부에 대해 논평할 수 있는 말이
도대체 무엇이 있겠는가?
국정을 망가뜨린 것도 흡족하지 않아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의 입에는 재갈을 물리고 언론자유를 말살하여, 언론자유를 보장한 헌법의 기본까지 무너뜨리려 하는 작금의 이 사태는 이 시대 최고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언론 개혁이 필요하면, 정부에 의한 타율적 개혁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시장, 즉 독자에 요구에 의한 자율적 개혁이어야 하며, 개혁의 주체는 조세권을 가진 정부가 아니라 언론의 선택권을 가진 국민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민주주의 근간인 언론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언론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01년 16대 국회, 김대중 정부의 언론사 세무사찰 실시)
재경위원장이 되어 그때의 안정남 청장이 보고싶다. 그분은 정권의 지시를 받은 죄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다시는 우리나라 국세청이 정권의 하수인노릇을 말아야 한다.
4년전 언론사 세무조사를 되새기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