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사태와 관련, 한명숙 총리가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은 우리를 어이없게 한다. 우리는 먼저 한 총리의 호소문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아리송하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총리는 “작금에 일어난 사태에 대해 한없이 가슴 아파하며 총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총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는 건 지 알 수가 없다.
우리의 젊은 장병들이 폭도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매질을 당한 것이 가슴 아프고, 무엇보다도 공권력이 폭도들에게 유린당함으로써 법치가 무너진 게 가슴 아프다면 국민의 전폭적인 공감과 지지를 얻을 것이다.
하지만 한 총리가 가슴 아파하는 것은 그게 아님이 분명하다. “경찰과 군인,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과 주민, 이 모두가 우리의 아들, 딸들이고 우리의 형제들”이라는 한 총리의 말이 그걸 말해준다. 혹 무슨 종교지도자라면 모를까 한 나라의 국정을 이끄는 총리라는 사람이 군경과 폭도들을 동일 선상에 놓고 말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한 총리는 또 “열린 자세로 성의를 다해 주민들과 함께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겠다”면서 “주민들의 이유 있는 항변에 귀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는 사태의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다.
평택 사태는 주민과 군경이 부딪친 게 아니다. 친북세력이 폭력으로 공권력에 도전한 중대한 사태다. 현지 주민들도 외부세력의 개입과 폭력시위를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 총리는 마치 주민들이 미군기지 이전에 반발하는 것인 양 왜곡함으로써 폭도들을 숨겨주고 있다.
한 총리는 마땅히 평택 사태의 본질이 친북세력의 공권력에 대한 폭력 도전임을 밝히고, 공권력에 폭력으로 도전하는 것은 법에 따라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어야 했다. 도대체 정부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까닭이 무엇이란 말인가? 나아가 폭도들의 눈치를 살피는 꼴을 보이는 까닭이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는 이 정권이 친북 폭도들을 비호하려는 까닭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정권이 친북세력을 핵심 지지기반으로 삼으려 하기 때문인가? 김정일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인가? 이 정권은 정녕 동맹을 버리고 김정일과 “민족공조”를 합창하려는 것인가? 노무현 정권은 친북세력 비호하는 속내를 드러내라.
평택사태 본질 흐린 한명숙 총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