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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서해5도 수역 포격 도발에 대한 분석
기사등록 일시 : 2014-04-03 17:26:31   프린터

북한이 2014년 3월31일 서해5도 인접 수역에 사격훈련을 하면서 백령도 동북쪽 NLL 이남 우리 수역에 포격을 가해왔다.

 

김성만 예비역해군중장(前 해군작전사령관)북한군은 이날 낮 12시15분부터 오후 3시30분쯤까지 8차에 걸쳐 7개 수역으로 해안포와 방사포 등을 동원해 500여발 가량 사격했다. 이 중 100여발이 NLL을 최대 3.6km가량 넘어 우리 영해로 떨어져 우리 군은 K-9자주포 300여발을 대응 사격했다.

 

 

군 관계자는 “NLL 이남에 떨어진 100여발은 백령도 동북쪽 해상인 2구역에 집중 발사됐다”고 밝혔다.

 

이곳은 우리 해군이 2014년 3월27일 오후 NLL을 침범한 북한어선을 나포했다가 약 6시간 만에 송환했던 곳이다. 북한은 이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어선 나포 다음 날인 3월28일 “야수적인 만행에 대해 절대로 스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고, 조선중앙통신은 3월30일 “인민군대는 명령만 내리면 악마의 소굴인 백령도를 아예 날려 보내겠다”는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은 3월31일에 100mm해안포(사거리 21km)와 130mm해안포(27km), 122mm방사포(20km)와 240mm방사포(60km) 등으로 사격했고 특히 122mm방사포는 이례적으로 고속화력지원정(82톤)에서 발사했다.

 

한편 우리 군은 북한군의 포격 중 무선통신을 통해 “도발적 행위를 중단하라”고 경고통신을 했고, 북측은 이에 대해 “우리는 우리 지역에서 정상적인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의 조치는?

 

북한군은 이날 오전 8시쯤 서남전선사령부(4군단) 명의로 우리 2함대사령부에 전통문을 보내 NLL 일대 해상사격훈련 계획을 통보하면서 우리 측 선박이나 함정이 훈련지역에 들어가지 않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훈련지역은 황해도 장산곶에서 대수압도 전방에 이르는 등 NLL 이북 7개 구역이다. 그러나 사격훈련 시각이 언제인지에 대해선 통보하지 않았다.

 

우리 군은 전통문을 받은 즉시 서해5도에 설치된 포사격 음향탐지장비 ‘할로(HALO)’와 신형 대(對)포병탐지레이더 ‘아서(ARTHER)’ 등을 가동해 북한군의 동향을 정밀 감시했다. 같은 시각 감시레이더, 관측 장비, 공군의 정찰기를 총가동해 NLL 인근 북측지역의 해안절벽 동굴 속의 해안포 진지도 주시했다.

 

이어 오전 9시30분께부터 북한의 장산곶, 강령반도 일대의 모든 해안포 진지 병력 움직임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이 포착됐다. 해상사격을 위해 북한군 포병병력이 배치되고 해안포의 포문이 열리는 등의 동향도 파악됐다. 이에 따라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 위기조치반이 본격적으로 가동됐고, 주요 지휘관들은 합참 신청사 지하에 있는 군사지휘본부로 이동했다.

 

합참은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경유해 백령도와 연평도의 해병부대에 주민 긴급 대피령을 하달했다. 북한의 해안포가 주민 거주지역으로 떨어져 발생할 수 있는 인명 피해에 대비한 조치다. 앞서 해군과 해경은 오전 10시 서북도서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도 모두 복귀토록 조치했다.

 

북한 포탄이 우리 영해에 떨어지자 서방사는 즉각 해병부대에 대응사격을 명령했다. 해군 전술데이터체계(KNTDS)와 아서 대포병레이더 등에 나타난 포탄 궤적을 분석하고 해병부대의 육안 관측 등을 토대로 북한포탄이 NLL 남쪽 영해로 떨어진 것을 확인한 다음 취한 조치였다.

 

해병부대는 낮 12시20분께 사거리 40km의 K-9 자주포 300여 발로 대응포격을 가했다. K-9 자주포탄은 NLL 이북 수역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NLL을 넘어온 북한 포탄 및 로켓탄 100여발의 3배를 쏜 것이다. 군 관계자는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한도발에 대해 ‘신속·정확·충분성’ 개념으로 3배 이상 대응한다는 교전규칙과 작전예규에 따른 것”이라며 “북한이 우리 육지에 포격을 하지는 않아 해안포 진지 등 도발 원점(原點)을 타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군은 북한의 포탄이 서해5도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 F-15K, KF-16 전투기를 NLL 이남에서 초계비행을 하도록 조치했다(북한도 미그-29 2대를 비롯해 전투기 4대를 NLL 이북 해상으로 출격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NLL 근해에 상시 배치된 구축함과 유도탄고속함 등 해상전력도 비상상황에 대비해 평소 초계활동 구역보다 북상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군사분계선(MDL)인 육군부대에서도 포병전력을 대기시키고 지휘관과 위기조치반 등이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오후 3시30분께 포사격을 중지했다. 해병 백령·연평부대는 오후 4시30분께 주민 대피령을 해제하고 귀가 조치했다.

 

우리 정부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 북한의 서해 도발상황과 우리 군의 대응조치에 대해 국방부의 보고를 받고 북한의 도발 의도와 향후 전망, 그리고 우리의 대응방향에 대해 협의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회의는 국방·외교·통일장관과 국가정보원장, 안보실 1·2 차장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정부는 추가적인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서 면밀한 감시와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만일 북한이 재도발해 올 경우 강력히 대응하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추기로 했다. 김장수 실장은 이날 오전 북한의 포격이 시작되자 박근혜 대통령에게 즉각 보고했다. NSC 상임위는 상황이 종료된 뒤인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1시간30분간 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긴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先)대응을 한 후 NSC 상임위를 개최했다”고 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북한의 포격이 이어지자 이날 오후 2시50분쯤 비서장 명의로 북측에 통지문을 보내 “서해 사격을 비롯한 모든 호전적 행위를 중단하라”며 “판문점에서 2시간 후 북한군을 만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북한은 오후 3시30분경 사격을 중지했지만 유엔사의 통지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북한의 도발 의도는?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이날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해상사격이 계획된 도발이며 남북관계 주도권을 갖고 NLL에 대한 우리 군의 수호의지를 시험하려 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서해5도 무력점령 연습을 위한 포격 훈련으로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은 2009년 1월부터 김정은 현지지도하에 연 3~4회 도서점령 연습을 해왔다. 조선중앙방송 보도를 보면 이번과 같은 집중 포격장면이 나온다. 김정은은 2012년 8월~2013년 9월간 서해5도 인근의 무도, 장재도, 월내도 방어대를 3회 현지지도하고 “서해5도를 벌초해 버려라”고 말했다. 이후 이곳에 김정은의 지시로 122mm방사포가 다수 배치됐다.

 

북한은 서해5도 공격을 위해 장산곶에서 해주까지 해안과 도서에 해안포·방사포 1,000여 문을 배치해 놓고 있다. 서해5도 우리 군 포병보다 20배 이상으로 우세하다. 그리고 군의 한 관계자는 4월2일 “북한의 이번 포격은 사전에 준비한 도발”이라면서 “작년 가을부터 백령도 동북방 쪽으로 집중적인 포사격 연습을 해왔다”고 밝혔다.

 

북한이 사격훈련을 사전 통보한 이유?

 

북한이 이날 포격에 앞서 우리 군에 훈련 사실과 사격 구역 등을 알리고 주의를 요구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사격 훈련을 하지만 더 이상의 사태 악화는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틀린 것은 아니나 가장 큰 목적은 우리 군의 병력배치, 무기체계와 대응태세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과거 북한은 사전에 통보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포격했다. 이번에 북한은 무인정찰기(소형)를 백령도에 침투시켜 정찰을 했다. 추락한 정찰기의 카메라에서 우리 해병6여단의 시설과 배치를 집중 촬영한 장면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사격구역 인근에서 조업하는 우리 어선과 중국 어선에게 대피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외국의 반응은?

 

미국 백악관은 3월31일 “북한의 행동은 위험하고 도발적”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너선 랠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는 역내 긴장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북한이 지속적인 위협과 도발로 스스로 고립을 심화하고 있다. 동맹국들의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한 지 하루 만에 포격 도발을 했다”며 “이는 노동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안보리의 규탄 성명에 대한 항의 표시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남북한 사이에 적대감이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3월 31일 북한의 해안포 발사와 한국의 대응사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반도 정세의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추가로 해야 할 조치사항은?

 

남북장성급회담이나 국방장관회담을 요구하여 북한 도발에 대해 항의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 도발을 해올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군은 서해5도에 무인정찰기(송골매 및 Searcher)를 전진 배치해야 한다.

 

북한은 이미 2010년 1월 27일-29일 서해5도 수역에 400여발을 포격한 후 3월 26일 천안함을 폭침했다. 또 그해 8월9일 서해5도 수역에 117발을 사격한 후 11월23일 연평도를 무차별 포격했다.(Konas)

 

이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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