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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없는 환자 울리는 선택진료제
기사등록 일시 : 2007-11-23 14:49:43   프린터

부제목 : 병원비 70만원 중 40만원 선택진료비. 복지부 긴급지원 혜택도 안돼

서울 영구임대 아파트에 사는 윤모(48)씨는 노모가 돌보고 있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 평소 경련이 심해 자주 넘어지던 윤 씨는 지난해 3월 심하게 넘어지면서 전신 혈종(헤마토마)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병원에서 열흘간 입원한 윤 씨와 노모는 담당 의사가 계속 처치가 필요하다고 했으나 퇴원을 희망했다. 한달 소득이 수급자 생계비와 장애수당 등을 합쳐 월 40만원에 불과한 윤 씨는 병원비 73만원을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윤씨는 구청에 긴급지원제도의 의료비 지원을 신청했다. 구 긴급지원심의위원회는 “신청일로부터 의료비를 지원함이 원칙이나 지난 3월 28일 입원자로 긴급지원법 시행 이후 입원자이며 안타까운 상황을 고려하여 의료비 가운데 선택진료비 413, 556원을 제외하고 324,310원을 지원”했다.

민주노동당 이수정 서울시의원(비례대표, 보건복지위원회)은 23일 25개 자치구에서 제출한 2006-2007년 긴급복지지원심의위원회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이 긴급 수술 등으로 의료비 지원을 신청한 경우가 많았다.

올해 9월말까지 의료비 지원은 2,795건 49억 83백만원으로 전체 긴급지원 건수와 금액의 87%와 94%를 차지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까다롭고 비현실적인 긴급지원 지침 때문에 충분히 지원을 받지 못한 사례도 발견됐다.

보건복지부의 <2007년 긴급지원사업 안내>에 따르면 의료비 지원은 “300만원의 범위내에서 의료기관 등이 긴급지원대상자에게 제공한 의료서비스 비용 중 본인부담금 및 비급여 항목에 대해 지원”할 수 있다.

상급병실 이용료, 선택진료비 등 생명의 유지와 관련 없는 비급여 항목에 대하여는 지원하지 않음. 다만 병실의 부족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이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지원할 수 있음”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결국, 윤 씨는 보건복지부 지침 때문에 한달 소득과 맞먹는 선택진료비 40만원은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이수정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잘못된 선택진료제 지침과 긴급사업 지침으로 어려운 환자를 두 번 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과 보건의료단체들은 환자의 선택권을 명분으로 한 선택진료제가 의사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즉각 폐지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시립보라매병원 등 대다수 병원은 여전히 선택진료제를 고수하고 있다.

이수정 의원은 “병원비가 없어서 추가 치료조차 거부한 윤씨한테 선택진료비가 40만원이나 나온 것부터 말이 안된다”며, “불가피한 사유를 입증해야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비를 지원한다는 비현실적인 지침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서울시는 위기상황에 처한 가구들에게 생계지원, 의료지원, 주거지원, 기타 지원(난방비, 장제비, 전기요금 등)을 지원해주는 긴급지원 관련 2008 예산을 올해보다 11%, 8억 51백만원을 삭감 편성했다.

이 의원은 “수급자인데도 비급여 본인부담금으로 병원비로 고통받는 분들도 많고 실직, 파산 등으로 위기 가구가 여전히 많은데 예산 삭감은 적절치 않다”며 지원 기준 현실화,  지원 대상 확대,  지원 금액 인상 등을 요구했다.
정승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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