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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치없는 어른들...아이들 못 구해놓고 또 무슨 꿍꿍이인가?
기사등록 일시 : 2014-07-19 15:41:33   프린터

 

<리현일 기자의 시사펀치> 

 

악몽을 꿨다. 밤새 천둥이 쳐서 그런지, 낮에 세월호 아이들이 남긴 영상을 잠깐 봐서 그런지 난데없이 학창시절 친구 여럿이 아찔한 지경에 내몰렸다. 깨보니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중계를 보며 일본이 망하겠구나 싶었다. 시쳇말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 내 생전 이런 비극이 또 있을까 싶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일본은 망하지 않았지만, 비극은 3년 뒤 이 나라에서 재현됐다.

 

그날 4월 16일, 인근 지역 기자와 서울 기자들을 진도로 파견하고, 뒤집기를 계속하는 현지 소식을 접하면서도 이토록 슬프고 참혹한 사건이 될 줄은 몰랐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듯, 배가 침몰한 것은 놀랍고 안타까우나 그래도 우리에겐 국가가, 국가를 대신한 정부가 있지 않은가!

 

비극은 겨우 시작일 뿐이었다.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했고, 배 안의 생명은 우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사그라졌다. 4천만 모두가 공동 살인자다. 대통령과 정치권 역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눈물로 다짐했다.

 

그러나 슬픔도 다 같진 않았다. 새누리당은 울던 얼굴을 거두고 이빨을 드러냈다. 세월호 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면 형사소송법 등 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린다고 버틴다. 뭘 모르는 가족들이 철없는 주장을 한다는 것이다. 철도경찰이, 근로감독관이, 세관이 갖고 있는 수사권마저 세월호 조사위원회에 주면 나라가 망한다는 억지에 분노보다 깊은 슬픔이 밀려온다.

 

때는 이때다 싶은 ‘장외의 새누리당’ 보수단체들은 광화문에 쳐들어가 유족들에게 앰프를 대놓고 “수사권 기소권을 달라니 인민재판 하자는 것이냐”느니 “헌정질서 유린”이니 망발을 해댔다. 심지어 “자녀가 수학여행을 가는데 안전조차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학부모도 세월호 참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극언을 퍼부어댔다. 이들이 누구의 ‘사인’에 따라, 또 누굴 믿고 이런 짐승도 못할 짓을 하는지 가히 짐작이 된다.

 

하루가 백년 같은 가족들은 전국을 돌며 서명을 받고 급기야 곡기를 끊고 거리에 나앉았다. 광인(狂人) 같은 가족들을 보며 미친 것은 그들이 아니라 이 나라 정치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기자만은 아닐 것이다. 저리 착하고 예쁘고 말 잘 듣는 아이들을 차곡차곡 죽이고서도 알량한 기득권을 지키고 책임을 덮기 위해 몸부림치는 꼴이 안쓰럽다. 지금 이 나라에 지킬만한 헌정질서는 무엇이며, 흔들리면 안 될 법체계는 무엇인가. 분통한 마음에 청와대 앞으로 가자며 행진 좀 했다고 기소하고 벌금 때리는 그 따위 법질서와 체계는 개나 줘버려라.

 

리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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