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은 18일 논평에서 서울지검이 LG그룹 사주의 사위와 LG카드의 사외이사였던 해외펀드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2003년 LG카드 유동성 위기 당시, 이들이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LG카드 주식을 팔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거액의 손실을 입힌 혐의다.
LG카드는 2003년 4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도 연말 추정손실이 1조3천억원에 이르러 유상증자가 불가피했다. 이런 정보를 이용해 이 모 엘지화학 상무와 해외펀드인 워버그 핀커스의 황모 대표, 최병민 대한펄프 회장, 해외펀드인 에이컨과 피컨 등이 LG카드 주식을 매각한 혐의다.
그러나 검찰은 LG카드의 부실경영에 총체적 책임이 있는 총수 일가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에 그쳤다. 지나치게 협소한 잣대를 적용해 면죄부를 주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구본무 LG회장, 구자홍 LS전선 회장을 비롯해 LG그룹 관련 핵심 경영인들은 2003년 11월7일~17일까지 LG카드 주식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LG카드가 유동성 위기로 은행권에 2조원의 긴급자금 요청을 하기 직전이었다. 결국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LG카드의 부실을 책임지는 것으로 정리되어 국민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도 검찰은 총수 일가의 거래가 긴급 유동성 지원요청 직전에 이뤄졌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았다. 오직 추가 유상증자에 대한 공시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면죄부를 주었다.
검찰의 태도는 2003년 당시 정부가 보여준 LG그룹 경영진 책임 감추기와 맞닿아 있다. 2004년 1월에도 정부는 LG카드의 경영권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 양도됨에 따라, LG그룹에 LG카드의 계열 제외 승인을 신속하게 내렸다. 이로써 LG그룹 대주주들의 부실경영 책임문제와 주식매각에 대한 비난을 서둘러 덮어버렸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LG카드 사태와 관련해 대주주의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재수사를 요구한다. 검찰은 LG그룹 총수 일가가 LG카드의 주가폭락 기점이 된 11월17일 이전의 열흘 동안 주식을 매각한 경위와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다.
LG카드 사태 책임 총수 일가에 물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