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발명품`은 도마뱀 로봇 스티키봇(Stickybot)으로 미국 스탠퍼드대에 유학중인 한국인 과학자 김상배 씨 작품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상배씨의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기사를 읽은적이 있는데 다시 한번 우리의 현실을 생각해 보게 하는 내용이다. 그는 대학교 때 한 교과목에서 로봇을 제작, 다른 학생의 것과 싸워 먼저 깃발을 쓰러뜨리면 이기는 대회를 했었다고 한다.
그 대회에선 그가 만든 로봇이 마지막에 극적으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었고 작업에 대한 프레젠테이션도 상당히 잘해 최고점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나중에 받은 학점은 A가 아닌 B였다고 한다. 중간에 다른 학생의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그 내용을 외워 쓰는 쪽지시험을 잘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고의 로봇을 제작하고도 암기를 못 한다는 이유로 최고점을 못 받았다며 이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의 한 단면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냐 하고 반문했다. 참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최고의 발명품을 만들 만한 자질이 있는 인재의 창의성을 키워주지 못하고 정형화된 틀 속에서 서열화한 것이다.
앞의 일화는 현재 한나라당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가장 중요한 본질이 무엇이냐가 중요하며, 그것이 옳다고 믿을 때 이전의 틀도 깰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틀속에서만 답을 찾을 것이 아니라, 틀밖에서도 좋은 것들은 취하고 들을 줄 아는 열린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한나라당이 현재 사상 유례 없는 지지율 50%를 넘나들고 있으며 대권후보들의 한나라당 강세가 뚜렷해 지면서 정권교체의 낙관론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지율의 고공 행진속에서 앞으로 폭풍우처럼 몰아칠 격변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지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2년 대선이후,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한 동료가 했던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항상 뒷북만 치니깐 패배한게 아니겠어. 20대, 30대, 40대의 변화의 추이와 트랜드를 읽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만의 잔치에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패배라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세계적인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는 새로운 브랜드커피를 출시할 때 시음회를 한국에서 실시하여 한국 고객의 반응이 좋으면 새로운 메뉴로 채택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한국고객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까다롭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스타벅스의 새로운 메뉴는 입맛 까다로운 한국에서 시작하고 있는데, 우리 한나라당은 아직도 구태의연한 옷을 입고 있는 건 없는지 먼저 뒤돌아 볼 때이다. 젊은이들은 산에 올라가지 않는데, 매일 한나라당 당원들은 산에 올라가 야호’ 외치고 있진 않은지, 젊은이들은 UCC(사용사 생산 콘텐츠)시대로 카페, 블로그에서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는데 신문홍보로만 젊은 표심을 잡겠다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훌륭한 인재와 많은 재원들로 구성된 한나라당이 좀 더 현실적인 정책과, 열린 마음으로 젊은층에게 다가간다면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국민의 정당, 한나라당이 될 것으로 믿는다.
잃었던 10년 찾으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