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 를 앞세운 TV대부광고가 성행하는 한편, 경매·중개방식의 인터넷 대부업체들도 속속 등장하여 서민피해가 가속화하고 있는데도 정부당국은 관리감독을 방치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는 5일 TV대부광고의 함정과 대출경매·중개방식 사금융 고리대부업 사이트의 문제점을 밝혔다.
고리대 족쇄 채우는 무이자 대부광고
최근 대형업체들이 무이자 대부광고를 통해 대출희망자를 유혹하고 있다. 은행 등 제1금융권을 이용할 수 있는 소비자도 무이자 광고에 현혹되어 대출을 문의할 경우, 대부업체의 신용조회만으로도 문의자는 신용등급이 급락하고, 결국 제도권 금융의 이용이 사실상 원천 봉쇄된다.
신용등급이 높은 소비자라고 해도 대부업자의 신용조회기록이 남기 때문에 사실상 3년간 은행권을 이용할 수 없고, 은행 대출이 안 되는 등의 사정으로 또 대부시장을 찾을 경우 평생 고금리를 부담하면서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TV대부광고는 무이자’빠른 대출’무담보 무보증’만 강조할 뿐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최소한의 경고문구조차 없으며, 연66%에 달하는 금리문제나 광고주체가 대부업체라는 사실은 광고상에서 잘 알아볼 수도 없다.
대출경매·중개 사이트의 다섯 가지 문제점
대출경매·중개 방식의 사금융 고리 대부업 사이트는 명백히 시장평균 대출금리의 몇 배나 되는 고리 대부·중개를 하면서도, 자신들의 업무를 고리대가 아닌 ‘사회적 금융’ 따위로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존재한다.
첫째, 개인정보 유출 우려다. 대출경매 업체들은 모두 사금융 고리대부업체이며, 최소한의 공신력도 보장되지 않는다.
이들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는 경우, 업체에 제공한 개인신용정보(성명, 주민등록번호, 이메일주소, 전화번호, 휴대폰번호, 집주소, 신용카드 번호 및 신용카드 비밀번호의 일부, 은행계좌정보 등)는 언제든 다른 유형의 고리대를 위한 정보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이들 업체로부터는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 공신력이 보장되지 않는다.
둘째, 우량 신용등급 이용자의 경우 고부담·고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신용등급 하락의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용자는 더 유리한 조건으로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의 편의성’을 위해 고부담·고위험을 감수한다. 이런 소비자의 경우 대부업체를 이용했다는 사실이 본의 아니게 신용평가기관이나 금융기관에 알려질 수 있으며, 신용등급 하락으로 제도금융권의 대출을 못 받는 문제가 있다.
셋째, 빚을 갚지 못하는 경우 이중적·다중적으로 채무독촉을 당할 수 있다. 연체하는 경우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금융업체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대출에 참여한 참가자들로부터 이중적·다중적으로 채무독촉을 당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금융기관의 채권추심과 비교도 되지 않는 가혹한 채무독촉 행위가 새로운 형태로 전개될 여지가 있다.
주: 모업체의 경우는 연체시 채무자의 정보가 제한된 범위라고는 하지만 다수에게 단계적으로 공개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 경우 이들 다수에 의한 채권추심의 길이 활짝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넷째, 투자’라는 명목으로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들을 고리 대부행위에 동참시켜 고리대부업의 부작용이 확대된다.
모업체는 자신들이 정한 가이드라인이 대부업법상의 최고금리인 연66%보다 훨씬 낮은 연29%이고 연체시 상한금리도 연34.8% 이내이며, 따라서 돈을 빌리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저리로 돈을 빌릴 수 있고, 빌려주는 사람들은 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이 내세우는 금리상한 연29%(연체시 연34.8%)도 시장 평균 대출이자율 6-7% 수준에 비해 5-6배나 높은 고리이며, 이런 사이트가 없었다면 반사회적 고리대에 동참할 이유가 없었던 일반인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고리 대부행위에 참여하는 결과를 낳는다.
다섯째, 관리감독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현재까지 인터넷에 등장한 ‘대출경매’ 유형의 업체들은 모두 대부업체들이며, 금융감독당국은 관리감독의 권한조차 없다(현재 등록 대부업체에 대한 관리감독권은 지자체가 가지고 있다).
또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일반 대부업체들조차 전혀 관리감독을 못하고 있는데(오세훈 시장 등은 민생고의 주범인 고리대부업 문제에 대해 현재까지 거의 나선 바 없음), 대출경매 사이트라고 해서 관리감독이 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더구나 대출경매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의 소재지는 특정지역에 있지만, 실제 이 거래에 참여해서 대출에 나서는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퍼져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 경우 관리감독의 책임을 어떤 지자체가 져야 하는지에 대한 책임소재조차 불투명할 수 있다.
또 이처럼 관리감독의 완전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이트의 특성상, 불법 부당한 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그만큼 물밑에서 감춰질 수 있고, 시정될 여지가 적어진다.
모업체의 경우는 대출경매라고 하지만, 사실상 돈을 빌려주겠다고 입찰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대출채권을 매각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이는 대부업법 뿐만 아니라 유가증권의 모집 매출을 규율하는 증권거래법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관련업체는 사금융 고리 대부업체로 금융감독당국의 직접적인 감독대상이 아니다.
무이자 광고 등 대출경매 사이트 문제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