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한국 측 비용부담, 국회는 청문회 개최 등 미군기지이전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 해야한다.
참여연대는 6일 예고되었던 졸속협상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오늘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주한미군 기지이전사업에 최대 90억 달러가 소요되며, 한국 측 부담은 60억 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도대체 국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최근 국방부와 미 극동공병단이 기지이전 사업 종합관리(PM)를 위한 입찰자격 요청서(RFG)를 공개하면서 밝힌 기지이전 비용은 용산기지이전과 미 2사단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른 기지이전에 각각 35억-45억 달러이다. 2004년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미 2사단과 LPP에 따른 기지이전비용이 1조 5132억원(16억 달러)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측이 전액 부담하게 된 용산기지이전비용을 포함하여 한국 측은 최소 60억 달러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윌리엄 팰런 미 태평양군 사령관이 주한미군 재배치에 따른 이전비용 중 한국이 68억 달러를 대기로 했다는 발언을 상기하더라도 주한미군 기지이전을 위한 한국 측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측이 요구하는 평택기지 성토작업에 따른 비용과 반환기지 환경오염 치유비용을 한국 측이 떠맡게 된다면 한국 측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될 것이다.
2004년 협상 당시부터 정부의 부실협상으로 인해 한국 측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경고가 누차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협정안을 비준하였으며, 비준동의 이후에는 사업실태를 점검하지 않은 채 방관해왔다. 그러나 협상 당시 정부가 협정체결단계에서는 행정부와 국회가 소요예산의 추정치를 가지고 협정체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 추산치에 근거해 국회 비준을 요구했던 정부가 지금에 와서는 증액된 이전비용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정부가 비용의 증액이유에 대해 그 근거를 공개한 바가 전혀 없다. 뿐만 아니라 당시 정부는 동맹국을 신뢰하는 입장에서 협정을 해석해야 한다며 부실한 협상결과에 대한 비판여론을 애써 봉합하려 했었다. 그러나 미국 측의 느닷없는 평택기지에 대한 성토요구나 무책임한 환경치유 부담회피 등에서 확인되듯이 한국 정부는 미국 측의 불합리한 요구에 끌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총체적인 부실, 졸속협상인 것이다.
국회는 더 이상 부실협상임이 드러난 미군기지 이전사업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그 동안 주한미군 기지이전사업을 전혀 점검, 감시하지 않았던 국회의 책임이 크다 할 것이다. 국회는 즉각 청문회를 개최하여 주한미군 기지이전 사업 및 주둔비용에 대하여 전면적인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
특히 6월말 제출될 예정인 기지이전에 대한 종합시설계획(Master Plan)에 대한 검증을 천명하는 것을 비롯하여 미국의 군사전략 수행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평택으로의 미군기지이전 결정이 타당했는지, 정부의 예산판단은 적절했는지 철저한 검증에 나서야 한다.
또한 최소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수렴도 없이 미군기지 재배치를 허용하고, 일방적으로 평택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강행되고 있는 강제토지수용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국회는 미군기지이전사업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정부의 비밀주의, 정보통제 방식의 협상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총제적 부실협상 침묵하는 무책임한 국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