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가기 위해 영동고속도로 M휴게소에 들렀었다. 날씨가 추워 모자를 사기 위해 가게 앞으로 다가갔다. 가게주인은 이 모자 저 모자를 고르고 있는 나를 보고 문득 “의원님! 반갑습니다. 그런데 요즘 국회의원들 인기가 땅에 떨어졌어요. 자고 나면 억 억하고 부동산 값이 올라가는 세상! 참으로 살맛 안나네요.”나를 못 알아 볼 줄 알았는데 알아보는 것은 물론 넌지시 원망성 질책같은 말을 하는데에 적이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40대 중반의 강원도 사투리로 말하는 이 남자 주인은 모자를 파는 것에는 아예 관심이 없고 반가운 듯 하면서도 계속 비판적인 자세로 나를 물고 늘어졌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나는 나라살림의 1차적인 책임은 노무현대통령과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고 은근슬쩍 화살을 피해보려고 했더니 이게 웬일인가! “야당인 한나라당은 그럼 책임이 없느냐고” 반격해 왔다. 곤혹스럽기도 했지만 국정의 메커니즘을 성의있게 설명, 설득을 했으나 “국민을 이렇게 못살고 어렵게 만들고 있으니 여·야가 공동책임을 져야 된다”고 차분하면서도 고집스럽게 나오는 것이었다.
그분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는 나로서는 그렇다고 마냥 설득만 하고 있을 수도 없어서 “더 잘 일하겠다” 는 말을 남기고 떠나면서 모자 값 1만원을 주었다. 가게주인은 의원님이기때문에 특별히 2천원은 깎아주겠다고 선심을 쓰려고 했으나 나는 1만원을 주면서 “희망을 품고 열심히 살아갑시다” 라고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차를 타고 가면서 국회의원인 나는 그 민초의 지적대로 국회의원으로서 서민을 위해 제대로 일해 왔는가 하고 자성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나라당에서도 민생정책을 제대로 편다고 노력해 왔는데 민생현장의 민초들은 이 사실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고 국정실패의 책임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함께 지라고 하고 있으니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차창으로 보이는 겨울 산하 풍경을 바라보면서 한나라당이 더 많은 민생정책 노력을 해야 되겠고 홍보도 좀 더 철저하게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민생정책의 눈높이도 가끔 잘살고 여유있는 부유층의 권익 보호에 맞추는 에러를 낼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중산층과 서민계층 특히 서민계층에 맞춰야 하겠다고 판단했다. 한나라당이 국민들의 한 맺힌 염원인 대선승리-정권교체를 이룩해 내려면 민생정책과 대선공약의 품질과 내용을 제대로 갈고 닦아야 가능할 것이다.
당 지도부의 현명하고 성실한 자세전환을 촉구한다. 서민들이 외면하는 한나라당이 되어서는 대한민국도 없어지고 한나라당도 소멸하고 말 것이다. 한나라당원인 우리 모두 심기일전하여 내일에 대비해나가자. 대선 때 서민들의 저항이 두렵기만 하다.
대선 서민 저항 두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