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의원단을 대표하여 권영길, 강기갑 의원은 지난 5월 29일 외교통상부장관을 상대로 한미 FTA 협상 협정문 초안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으나 정보공개 불가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늘 민주노동당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함께 행정소송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성원이며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비준권한을 행사해야 할 국회의원의 공개요구에 대해서 조차 불가 답변을 보낸 행정부의 처사에 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1, 이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조약 체결 및 비준에 대한 동의권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위헌적 행위라는 것이다.
헌법 60조 1항에 따르면 국회의 동의권이란 조약의 체결과 비준 각각에 대한 동의권을 의미한다. 따라서 협상결과에 대한 비준동의권은 물론이고 협상과정에 대해서도 입법부의 동의권이 행사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과정에서 상대국과 교환하고 합의한 협정문에 대해 국회의원에게 공개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회동의권의 입법취지라고 할 대통령의 외교행위에 대한 입법부의 민주적 통제’를 무력화하는 행위에 다름 아닌 것이다.
2, 협정문 공개 불가는 한미 FTA 협상에 대한 국민적 의견수렴을 하지 않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한미 FTA협상은 현재 17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으며 1차협상 과정에서 교환되고 합의된 협정문은 실로 국민 전체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내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협상개시선언 전부터 대통령 훈령의 공청회 조건조차 이행하지 않고 졸속적으로 협상을 시작한 정부는 우리측 협정문 초안 작성과정에서는 물론이고 통합협정문 합의 이후에도 그 전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만일 정부가 진정 국민적 의견수렴을 하고자 한다면, 협정문 전문을 공개하여 관련 이해당사자는 물론이고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진정 국익을 반영한 협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3, 이미 양국이 교환한바 있는 한미 양국의 협정문 초안과 통합협정문이 공개된다고 해서 국익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2004년 쌀협상과 달리 한미 FTA 협상은 양자간 협상이다. 쌀협상 당시 양자간 협상내용 공개요구에 대해 정부는 다자간 협상과정에서 양자간 협상내용이 타국에 알려질 경우 국익에 문제가 되므로 양자간 협상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하지만 다자간 협상이 아닌 한미 FTA 협상에서 이미 상대국인 미국에 우리측 협정문 초안을 전달했기에 사전정보유출의 문제도 없는 상황에서 국회와 국민에게 우리측 협정문 초안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정부는 실질적으로는 정보공개 불가 답변을 보내놓고도 국회가 요구하면 법이 정한 테두리내에서 협정문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듯이 말하고 있다. 이것은 정부가 공개 운운하는 것이 국회의 정치 역관계를 활용하여 제한된 의원들에게만 열람을 허용하고, 이것으로 공개했다’고 주장하며 면피하려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오늘 행정소송에 들어가며 밀실논의로 일관하는 한미 FTA 협상 중단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통합협정문 공개를 요구한 대정부서면질의(지난 20일, 강기갑의원)에 대한 정부측 답변이 도착하는 데로 당차원은 물론이고 한미 FTA를 연구하는 국회의원모임(공동대표 김태홍, 권영길, 김효석) 소속 의원들과의 협의속에 통합협정문 및 협상과정에서 작성된 모든 협상 문서에 대해서도 공개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계속 진행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한미FTA 협정문 공개 불가 입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