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본사 점거사태의 발단이 된 원인을 무시한 채 공권력 투입에 의존해 더욱 큰 사건으로 몰아가고 있는 경찰에 강력히 경고한다.
생존권의 벼랑에서 포스코 측의 절박한 요구를 안고 본사를 점거해야만 했던 포항지역 건설노조원 3천5백명에 대해 오늘 새벽 5시15분 공권력이 전격 투입됐다.
경찰은 당시 60개중대 6천여명의 병력을 투입, 건물을 에워싼 뒤 15분 뒤부터 본사 건물에 진입해 건물 내 5개 출입문을 봉쇄했다.
현재 조합원 3,500여명은 건물 5층부터 15층까지 산재해 있고 1층부터 4층까지는 경찰병력이 들어와 있는 상태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애초 성실교섭을 약속했음에도 뒤로는 파업 대체인력을 은밀히 조장한 포스코 측의 이율배반적인 작태에 의해 조합원들이 분노하면서 순식간에 일어났다.
물론 이번 사태가 포스코 본사 점거로 나타나게 된 데에는 심히 안타깝다. 하지만 이러한 포스코 측의 태도 돌변으로 생존권적 요구가 무시되고 내팽개쳐지는 눈앞의 상황에 분노하지 않을 노동자들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결코 공권력의 진압으로 이 사태가 온전하게 끝날 순 없다. 노사협상에 대한 포스코 측의 대안 마련과 이에 대한 노조측의 포스코 점거농성 재고 등의 절차나 문제의식 없이 일방적으로 공권력에 의존해 정부와 경찰이 해결하려 든다면 더욱 큰 화를 부를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
또한 노동자들의 정당한 목소리는 외면한 채 포스코 측의 진압요청에만 화답해 병력을 쉽게 결정 투입하고 노동자들을 탄압하려 하는 것은 여전히 정부가 사용자들의 편에 서서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뻔한 스토리에 다름 아니다.
특히 본사 안에 있는 노조원들의 가족들이 준비해 온 도시락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물 한 모금조차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비인간적인 경찰들의 처사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의 하나 진압으로 인한 불상사 등 이번 사태로 인한 책임소재에는 분명 경찰 측이 우선 연계돼 있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이처럼 되풀이되는 불행한 사태가 공권력 진압이라는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여전히 헤어나고 있지 못하는 정부와 경찰의 태도에 대해 우리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