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법무부 수원청소년꿈키움센터 상담조사관 조충훈
최근 언론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 자료를 인용하여 2016년 5월 33개에 불과했던 인형뽑기방이 2017년 3월에는 1433개로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필자도 동네를 다니다 보면 인형뽑기방이 눈에 띌 정도인 걸 보면 그 열풍은 과히 대단하다고 보여진다.
법무부 수원청소년꿈키움센터에 근무하면서 법원에서 의뢰된 소년사건에 대한 비행원인진단을 하는 조사 업무를 하고 있다. 업무상 최근 인형뽑기 관련 사건들이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열풍 이면에 청소년들의 범죄를 조장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법원에서 의뢰된 인형뽑기 관련 사건들이 주로 초등 고학년부터 중1 학생들인 점을 감안할 때 초기범죄 진입 사건으로 분류되어 가정과 사회에서 좀 더 관심 있게 봐야 될 상황으로 사건 유형은 크게 3가지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첫 번째는 인형 뽑기를 하다 가지고 있는 돈을 다 쓰고 난 후 인형을 갖고 싶은 마음에 뽑기 기계를 통째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가지고 가서 기계를 파손하고 돈과 인형을 가져가는 유형이다. 두 번째는 뽑기 기계에서 인형을 뽑지 못하면 일행 중에 체구가 작은 한 친구가 주입구 통 안으로 들어가서 인형을 뽑아가는 유형이다. 세 번째는 인형뽑기방 주인의 창고를 몰래 뒤져 기계 열쇠를 가져와 안에 물건을 가져가는 유형이다.
세 가지 유형 모두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청소년들은 이러한 황당한 절도행위를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인형뽑기 게임은 될 듯 하면서 쉽게 뽑히지 않기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중독되기 때문이다. 또한 뽑기방 인형은 주로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구성되기 때문에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커지게 되고, 청소년은 그 유혹을 물리치기 힘들다.
언론에서도 불황 속 인형뽑기방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청소년들의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필자는 더 나아가 인형뽑기가 사행성 우려를 뛰어 넘어 인형 뽑기의 실패를 경험한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들까지 범죄로 이어지는 현실의 상황에 대해 청소년들을 지도하는 학부모와 교사들은 경각심을 가지고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의 건전하고 다양한 놀이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되기를 바라며, 범죄 없이 고객과 업주가 상생할 수 있는 인형뽑기방 영업 여건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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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뽑기 잘못하다 소년 범죄자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