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이명박 대통령에게(110) -촛불이 산불이 되면
김동길(金東吉) 연세대 명예교수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도 끄지 못한다면 큰 일 아닌가”라고 걱정하는 유권자의 수가 많아졌습니다. 100일 동안 이어진 촛불시위는 사회의 질서뿐만 아니라 국가의 기강도 무너뜨려 정권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집권한지 반 년 밖에 안 된 이 나라 대통령의 퇴진을 부르짖는 자들도 있으니 국가적 위기가 다가온 느낌마저 듭니다.
3권 분립의 민주적 원칙에 따라 국회는 독립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 국회가 저 모양이 되어 원 구성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는 이 마당에,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께서 먼 산에 불 보듯 “나 몰라라”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닙니까.
야당이 정권을 노리는 입장에서 여당이 하는 일을 반대할 수는 있지만 광복절 행사도 같이 안 하고 당의 지도부에 있다는 자들이 끼리끼리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꼴이 내 눈에는 위선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렇게도 못나게 굽니까.
이 대통령, 촛불시위의 원인과 동기와 배후세력을 빨리 파악하고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촛불이 산불이 된 다음에는 불길을 잡기 어렵습니다. 적화통일이 된 다음에는 땅을 치고 통곡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경찰의 옷도 벗기는 쇠파이프 든 “촛불”시위를 그대로 두면, 신생 공화국의 60년의 수고가 수포로 돌아가고 말 것입니다. 촛불부터 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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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산불이 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