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거꾸로 가도 한참 거꾸로 가고 있다. 건강보험료 폭탄으로 직장인들의 공분을 사더니, 자율형 어린이집을 허용키로 해 귀족 어린이집 논란에 불을 지폈다.

진보신당 부대변인 박은지은 27일 생후 100일부터 가정형편에 따라 우리 아이들이 차별 받게 됐다. 자율형 어린이집은 보육료를 현재 상한보다 1.5배까지 비싼 72만원 이상 받을 수 있는 그야말로 귀족 어린이집이다. 자율형 어린이집 지정도 지자체 자율에 맡길 수 있도록 해 사실상 어떤 어린이집이든 기준만 통과하면 보육료를 올려받을 수 있게 됐다.

자율형 어린이집은 이후 전반적으로 보육료를 급등하게 할 것이며, 영유아 보육시설의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 뻔하다. 보건복지부가 함께 추진 중인 공공형 어린이집 또한 공공의 외피를 씌운 민간 어린이집 지원 방안에 불과하다. 복지부의 결정은 형편이 안 되니 아이 낳을 것을 미루는 이른바 '출산파업을 부추길 것이다.

전체 보육시설 중 국공립시설은 5.5%에 불과하고, 서울시내 국공립 어린이집 누적 대기자가 16만 여 명인 현실에서 보건복지부의 이 같은 결정은 국가의 보육 공공성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확충방안을 내놓아야 할 때, 거꾸로 가는 대책으로 부모들 두 번 울리는 보건복지부는 자율형 어린이집 계획을 당장 폐기하기 바란다. 또한 이런 방안을 저출산 대책이랍시고 내놓은 이명박 정부는 국민적 출산 파업 앞에서 아무말 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