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세와 성실납세>김문수 국세청 차장 인터뷰
국내탈세는 탈루자금이 국내에 남아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과세될 수 있습니다만, 역외탈세는 유출자금이 통째로 탈루되고 국부가 유출되는 심각성이 있다.
김문수 국세청 차장은6일 최근 국세청이 대규모 역외탈세를 적발해 5천억원 가까운 추징세금을 부과한 것과 관련해 이렇게 말하며 국부를 통째로 유출하는 역외탈세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엄정하게 과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초대형 역외탈세 사례를 조사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역외탈세 조사는 국내 조사보다 훨씬 더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역외탈세는 외국에서 글로벌 조세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치밀하고 은밀하게 이뤄진다.
다단계 해외 페이퍼컴퍼니 및 주식 해외신탁을 통해 최종투자자를 은닉하고, 탈루소득은 금융비밀이 철저하게 유지되는 역외금융센터를 통해 관리한다.
특히 이번 역외탈세 사례에서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려는 전략(Worldwide Zero Tax Scheme)에 따라 국내 비거주자 및 외국법인으로 위장함으로써 증거자료 수집에 수개월이 소요됐다.
-우리의 과세와 납세에 관한 의식과 관행은 어느 수준이라고 보십니까.
그간 전반적인 납세의식의 향상, 과세인프라와 세정의 고도화 등으로 세원 투명성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일례로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탈루율이 2005년 57퍼센트에서 2010년에는 39퍼센트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일부 업종 또는 취약분야의 고질적 세금 탈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일부 계층의 탈세 행위는 대다수 성실납세자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어 대다수 성실납세자의 납세의식을 저하시키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합니다. 앞으로 취약분야에 대해서는 소득이 자동 노출되도록 과세인프라를 확충해 나가는 한편, 지속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하여 세원 투명성을 점차 높여 나가겠습니다.
-공정사회로 가는 길에 있어서 공정과세 성실납세가 왜 중요합니까.
세금은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선진시민의 사회적 책임’ 또는 ‘공공서비스 혜택(benefit)에 대한 대가’ 라는 긍정적인 인식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민들이 세금 내는 것이 아깝지 않도록 국세청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세금을 걷고, 정부기관들은 꼭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써서 세금의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공정한 과세·납세를 위한 국세청의 과제는 무엇인지요.
공정한 과세는 국세청 본연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성실납세자는 편안하게, 탈세자는 엄정하게’ 대우함으로써 성실납세가 ‘최선의 절세’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성실납세자는 편안하게 사업에만 전념하도록 무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입니다. 성실납세자가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애국자라는 인식이 확산되도록 다양하고 실질적인 우대와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그러나 역외탈세,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 탈루, 변칙 상속·증여 행위, 재산은닉 체납자 등 고질적 탈세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입니다.”
-우리 국민과 세무 공무원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세정이 신뢰받지 못하면 국민들의 성실납세 의식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납세자의 권익은 최대한 존중하되 탈세자는 엄정하게 과세할 수 있도록 국세공무원의 의식과 행태를 총체적으로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공정한 과세를 위해서는 투명한 세정운영과 청렴·공정한 공무원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국민 여러분께도 성실납세 문화 정립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부탁드립니다. 나만 성실납세하면 된다는 소극적 인식을 넘어 타인의 탈세와 정부의 세금낭비를 감시하는 적극적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깨어 있는 시민 의식이 공정한 사회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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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낭비 감시하는 시민의식 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