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을 계기로 지방재정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지방자치발전의 측면에서 지방재정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게 된 것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는 10일 성명에서 주지하듯이 민선단체장 선출 이후 지역의 재정 상태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앞 다투어 신청사를 건립하고, 경쟁적으로 사업성도 없는 지역축제나 개발사업을 벌인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의 역사가 오랜 지역에서는 자치단체가 파산하여 공무원이 해고되고 학교가 문을 닫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므로 지방자치가 재개된지 20년에 접어들고 있는 우리로서도 지방재정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자치현황을 살펴보면 아직까지 분권과 자율과는 아주 큰 거리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 정원과 보수를 결정하고 있으며,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세세한 사업도 국고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일일이 결제하고 있고, 지방채 발행에도 엄격한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 집권적 구도 하에서는 특정 지방자치단체가 부도를 내고 파산하려 해도 할 수가 없으며, 설사 파산한다고 해도 중앙정부가 지정해 준 공무원을 해고하거나 학교의 문을 닫을 수도 없을 것이다.
최근 중앙정부에서는 이번의 재정위기론 촉발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재정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이는 원인이나 책임소재를 명백히 하지 않은 채 드러난 증상만을 덮으려는 미봉책이 될 수도 있으므로 대단히 우려된다. 목전의 지방재정 문제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히 책임이 있다 하겠으나, 지방재정의 자율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주도하고 감독해 온 것은 중앙정부이므로 정부의 책임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은 우리의 지방자치 상황을 감안하면 정부의 일방적인 통제 강화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는 이러한 상황의 인식 하에 지방재정을 주도하고 있는 중앙정부가 다음과 같은 대안을 수립하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1. 분권의 강화를 통하여 권한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 실시 20년이 되면서도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자치단체의 인사권과 행정의 자율성이 여전히 중앙의 강한 통제 하에 놓여 있으므로 먼저 분권을 통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2. 지방재정의 확충과 재원조정이 전제된 재정적 책임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 촉발된 기초단체를 중심으로 한 재정적 위기의 직접적 원인은 종합부동산세 수입의 축소 등과 같은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감세정책과 중앙정부 책임의 사회복지사업을 지방 부담으로 전환시켰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재원의 안정적인 확충과 복지사업비의 중앙정부 분담금 비율을 상향하는 방향으로의 재조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3. 국고보조금 배분과 지방채 발행을 위한 새로운 평가기준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지방재정 위기는 중앙정부의 국고보조금 배분과 지방채 통제방식에 기술적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으므로 민간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를 활용하는 등 기존의 정부기준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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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 지방재정 위기론 확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