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삼산경찰서 부흥지구대 순경 채 수 지
날씨가 추워지면서 몸도 마음도 움츠러드는 요즘 빈집털이가 극성이다. 여느 때보다 절도 신고가 많아졌다.
며칠 전 ‘누가 가게 뒷문을 열고 들어와 현금을 가져갔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현장을 살펴보니 절도범의 침입로는 주방에 난 쪽문이다. 시정장치가 안 되어 있어 손쉽게 드나들 수 있었다. 그런데 잠시 뒤 근처 가게 2곳에서 같은 신고가 접수되었다.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이번 절도사건에서 한 가게는 전혀 피해가 없었다. 침입흔적만 있을 뿐 가게 문이 단단히 잠겨 있어 그대로 도주한 듯하다.
이처럼 전문털이범이 아닌 초범이나 좀도둑 같은 경우에는 전문적 기술을 없이 문단속이 소홀한 틈을 타서 범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문단속만 잘해줘도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절도발생건수 266,222건 중 침입절도는 82,320건이고 그 중에서도 빈집절도가 23,753건에 이른다.
아파트보다는 빌라나 주택에서 많이 발생하고, 시정장치부수거나 열고 들어가기보다는 문단속이 없는 것을 노렸다. 방범진단을 위해 다세대주택이나 빌라 등을 방문해보면 상당히 열악하다. 저층인데도 불구하고 방범창이 없는 경우가 많고 가스배관이 바로 창문 밑으로 지나가기도 한다. 어떤 할아버지는 현관문 앞에 부인이 병원에 입원 중으로 장기간 집을 비우니 신문을 넣지 말라고 대문짝만하게 써놓았다. 이게 바로 절도범을 부르는 모양새이다.
침입수법도 지능화되고 교묘해지는 가운데 아파트 복도 천장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후 현관문 번호키 누르는 모습을 촬영해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덤으로 집이 자주 비는 시간대를 알아내어 범행이 더욱 용이해지게 했다.
또한 이웃끼리 같은 모델의 디지털도어락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악용하여 마스터키를 미리 등록해 제집 드나들 듯이 한다. 한 절도범은 포장끈 하나로 디지털도어락을 30초만에 열기도 하였다. 이렇듯 디지털도어락의 허점을 노린 범행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반드시 이중잠금장치를 해두고 방범장치도 설치하여야 안심할 수 있다.
절도예방을 위해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제부터라도 알고 예방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창문개폐경보기나 무선 침입경보기를 설치해두고 외출 시에도 거실등이나 TV를 켜 놓아 인기척이 있게끔 한다. 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정기 배달물은 일시중지 해놓고 지구대(파출소)를 방문하여 빈집신고(예약순찰제)를 해두면 좋다. 현금이나 귀중품등의 보관은 은행의 대여금고 활용하면 된다.
절도피해는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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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빈집털이,알고 예방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