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완도해양경찰서 해상안전과장 경감 김영근
이제 곧 송년회 등 각종모임이 잦은 연말연시가 돌아온다. 이맘때쯤이면 대대적인 음주운전 단속이 펼쳐지는 모습을 연일 매스컴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육상에서의 음주운전 못지않게 해상에서 음주운항으로 인한 피해도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 모두에게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음주운전을 근절시켜 나가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때다.
이처럼 육상에서 자동차 음주운전 단속뿐 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선박 운항자에 대한 음주운전 단속이 실시되고 있다. 해양경찰은 지난 97년 해상교통안전법을 개정하여 해상에서의 음주운항을 단속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여, 이듬해인 1998년부터 혈중 알콜 농도 0.08%이상에서 선박을 운항하면 단속을 하고 있다. 지난 8월(기준) 적발건수는 서남해안이 20건으로 예년보다 점차 그 수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나 여전히 주취운항은 계속되고 있다.
육상과 달리 해상은 선박이 한번 출항하면 짧게는 1~2일에서 길면 달포동안을 바다에서 외롭고 힘든 생활의 연속이라 선원들이 향수를 달래기 위한 방법으로 음주를 택하고 있어 음주 후 조업이 습관처럼 되어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어선 같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든 일의 고통 해소 등 음주 유혹으로 해상에서의 음주운항은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어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훨씬 높다. 지난 9월 17일 오후 1시쯤 인천 연안부두에서 혈중 알코올농도 0.234%의 만취상태인 김씨가 K호(29톤)를 접안시키다 J호(9.77톤)의 뒷부분을 들이받아 파손한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해상에서의 음주운항으로 인한 피해는 육상에서의 피해와 같이 인명피해는 물론이지만, 선박의 침몰시 기름이 유출되는 등 해양오염 사고라는 2차 피해까지 일으켜 해양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어 음주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 관계자들의 의식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단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음주운항을 하지 않는다는 마음보다는 내 자신은 물론 타인의 안전과 해양생태계의 보전까지 생각하는 마음으로 음주 후 선박을 운항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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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항 의식전환이 절실히 필요한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