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0일 독일 방문에 앞서 독일의 권위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과 인터뷰를 갖고 한일관계, 북핵문제, 통일문제 등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먼저 한일관계와 관련 “일본의 태도는 인류사회가 함께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와 맞지 않는다”면서 “침략과 가해의 과거를 영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것은 전 세계에 큰 불행”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 교과서 왜곡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는 일본인들이 과거의 침략 전쟁을 왜곡 미화하고 정당화하려 한다는 것”이라며 “한국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아주 민감한 이유는 일본이 젊은 세대들에게 역사를 미화시키는 잘못된 교육을 할 경우 미래에 평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일본 정치인들이 논란이 되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한국은 물론 중국에게도 ‘대단한 모욕’을 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이 몇 차례 사과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이러한 사과를 백지화시키는 행동을 보였다”며 “사과라는 것은 사과한 취지에 저촉하는 새로운 행위를 하지 않아야 계속해서 유효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우리도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고 싶지 않다. 과거사에 얽매이고 싶지 않으며 자꾸 과거를 말하고 싶지 않다. 결코 기분 좋은 과거가 아니기 때문이다”면서 “그런데 일본이 현재와 같은 태도를 계속 보인다면, 한국 국민은 유사한 사건들이 반복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와 불안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독도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이 침략전쟁으로 빼앗아 간 땅으로 1950년에 돌려받을 수 있었는데, 그것을 다시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한국 국민들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독도 점유 및 실효 지배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수많은 증거가 있지만 점유에 관해 어떤 증거를 갖고 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이 독도를 편입했던 과정이 바로 전쟁행위에 의한 것이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핵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6자회담은 핵 갈등에서의 합의 도출을 위한 적절한 틀이며, 북한은 회담 테이블로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또 통일문제와 관련 “나는 안정된 평화 구조가 어떤 관념적인 통일 계획보다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우리가 통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 독일 FAZ회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