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중국 대북정책 변화, 전술적 수준"북한, 대 중국 의존도 갈수록 심화 북-중 1분기 교역 감소...4년만에 중국이 북한에 대해 구체적인 제재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그동안 대북 제재에 소극적이었던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어서 주목되는데요,

지난달 17일 중국 베이징의 한 지하철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대미 도발 위협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VOA )

미국소리방송에 따르면 중국의 4대 국영은행의 하나인 중국은행은 7일, 북한의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를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중국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 조선무역은행에 계좌를 폐쇄한다는 사실을 통보했고, 이 계좌와 관련된 자금의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계좌 폐쇄 이유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중국은행이 중국 지도자들의 정치적 지시를 받는 은행이라며, 북한 은행과의 거래를 끊은 조치는 지도부의 승인 없이는 이뤄지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조선무역은행은 북한의 대외금융사업을 총괄하고 외국환을 결제하는 북한의 대표적인 특수은행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 3월 미국 재무부의 제재대상에 올랐다.

당시 미 재무부는 조선무역은행이 주요 외국환은행으로서  지난 2009년에 제재 대상에 오른 조선광선은행에 금융 지원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조선무역은행은 또 북한 제1의 무기거래 조직인 조선광업무역개발회사와  산하 금융조직인 단천상업은행을 지원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에 따른 위험에 특히 주의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의 은행이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에 찬성하면서도 실질적인 제재 이행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 재무부의 데이비드 코언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지난 달 `VOA'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중국의 시진핑 새 정부가 철저한 대북 제재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녹취: 코언 미 재무부 차관]

지난 3월에 베이징을 방문해 대북 제재 문제를 중국 당국자들과 논의했는데, 중국 측이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에 대해 금융, 해운 제재를 철저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안보리가 대북 결의 2094호를 채택한 3월 이후, 안보리 결의를 엄격히 집행하라는 공문을 산하기관에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교통운수부는 지난 달 27일 산하기관들에 보낸 공문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 이행을 엄격히 집행하고 중대한 문제에 부딪히면 즉각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중국 내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대학원의 주펑 교수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대북정책과 관련해 중국 내 분위기가 지금처럼 심각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녹취: 주펑 베이징대 교수]

중국 지도부의 전례없는 대북 강경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 해 11월 이후 북-중 고위급 접촉이 중단되고 있으며,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한 중국인들의 분노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중 접경지역에서 상품 통관에 대한 검색과 검문이 대폭 강화되고 있다며, 중국 내 대북 기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