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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불통사태에 시민들 반발 소송 불사

기사등록 일시 : 2005-03-01 17:30:41


수도권 남부지역과 대구, 부산 등 전국에서 28일 장 시간 전화가 불통되는 사태가 빚어졌다.국가 기간시설인 통신망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일부 피해자들은 법정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전화 불통 사태에 법정 소송 불사 2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늦게는 저녁 7시까지 경기도 안양과 안산, 수원 등 경기 남부지역과 대구와 부산, 울산 등 영남지역에서 KT 유선전화가 불통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KT는 전화가 되다 안되다했기 때문에 통화가 지연된 것이지 불통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어찌됐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필요할 때 통화를 하지 못한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오전 12시쯤 전화불통지역이 한두곳이 아니라 여러곳이고 불통시간도 길어지면서 사태가 심각해졌다. 일반전화로 휴대전화를 걸때 또 시외전화 걸 때와 역시 시외전화 라인인 텔레뱅킹 서비스 등이 연결되지 않았고 대구 등에서는 일반 시내전화도 불통사태를 빚어졌다. KT가 오후 들어 폭주하는 통화를 회선이 넉넉한 곳으로 우회시키는 작업을 벌여 4시를 전후해 전화통화가 가능해졌지만, 안양 지역 등의 경우 오후 7시까지 전화통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일부 지역 오후 7시까지 통화 제대로 되지 않아 휴대전화가 일상화되다보니까 일반 전화에 대한 필요성 내지는 중요성이 상당 떨어진 것도 사실인데 28일 사고는 일반 유선통신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웠다. 전국 곳곳에서 유선통화가 두절되면서 전화주문을 많이 받는 식당과 퀵서비스 등 배달업체의 경우 제때 주문을 받지 못해 영업손실을 많이 봤다. 대구에서는 급한 환자가 발생했는데 119 통화마저 되지 않아 환자 이송이 늦어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또 텔레뱅킹 서비스 등 시외전화 라인을 쓰는 금융기관 결제업무가 중단돼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금융기관에서는 수표와 어음만기 사실을 제때 못알려 부도피해 사태가 나지 않을까 업무시간을 연장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 이처럼 유선전화 통화가 제대로 안되면서 무선전화 사용이 폭증해 일부지역에서는 휴대폰도 통화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KT에는 전화불통 이유를 묻고 항의하는 전화가 쇄도했고 인터넷에는 사고예방이 미흡했다는 네티즌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영업손실에 119마저 통화되지 않아 시민들 불편 KT는 전화수요가 우연찮게 많이 겹쳐서 일어난 사고라고 해명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안양과 부산 등 일부지역에 일시적으로 호(CALL) 폭주가 일어나서 전화통화가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선 호란 말은 콜 즉 소비자가 전화를 거는 통화건수를 뜻한다. KT에 따르면 평소에는 보통 5분에 250만통의 통화가 이뤄지는데 28일에는 이보다 70%나 늘어난 350만통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계가 고장난게 아니라 과부하가 걸렸다는게 KT쪽 설명이다. KT는 이날이 2월의 말일이었는데 전날은 일요일이었고 또 1일은 3.1절 휴일이어서 시외통화와 같은 라인을 쓰는 텔레뱅킹과 신용카드 결제가 집중되면서 이같은 전화불통 사태가 빚어졌다고 밝혔다. 서울의 경우 금융결제 시스템이 시내전화망으로 활용돼 전화불통이 빚어지지 않았다. 월말에 휴일 앞두고 텔레뱅킹 등 집중돼 이같은 사태 몇 년에 한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게 KT의 설명이지만 국가기간시설인 통신시설에 대한 사고예방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징검다리 연휴일 경우 중간에 끼인 날에는 당연히 금융결제와 통화가 폭증한다는 것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고에 대한 대처도 미흡했다. KT는 오후 들어서도 전화불통사태가 해소되면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밝혔지만 안양 등의 경우 오후 4시 이후에도 통화연결률이 20%에 그치는 등 불편이 여전했기 때문이다. KT는 휴대전화가 일반화되면서 유선전화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기 어렵고 이날 사태도 이례적이고 재발할 가능성도 별로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가기간시설 사업자로서 통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KT, 이례적이고 재발할 가능성 별로 없다는 입장 일부 피해자들은 법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양에 있는 한 퀵서비스업체 관계자는 "매출이 300가까이 줄었으니 피해가 막심하다"며 "보상도 안된다고 해서 공정위에 시외전화 사용약관을 고쳐달라고 건의도 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하루 220여건의 배달주문을 받아 8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데 이날 전화가 불통되면서 주문이 160건으로 줄었고 매출도 300만원 가까이 줄었다고 했다. 이날 이같은 피해가 많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런 통신피해가 다시 벌어져도 하소연 할 곳이 없다. 현행 전화이용약관은 통신회사의 잘못으로 통신이 10시간 이상 중단된 경우에 한해 통신요금 일부를 감면해주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KT관계자는 "어제의 경우 어떤 지역도 이에 해당하지 않아 보상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며 실제 10시간 이상 두절돼도 소비자들이 전화불통으로 입은 피해를 객관적으로 증빙하기 어려워 요금감면 외에는 보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통신사고 방지대책 마련은 물론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있는 통신피해 관련 약관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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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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