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纛)은 무신(武神)을 상징하는 치우천왕(蚩尤天王)의 모습을 본뜬 것으로 조선 국왕이 타고 가던 가마 앞에 세우던 큰 의장기이며 큰 세 가닥 창 밑에 붉은 털 술을 많이 달았던 기로 행진할 때에 말을 탄 장교가 대를 받들고 군사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벌이줄을 잡아당기며 간다.
둑제(纛祭)는 조선시대 군대를 출동시킬 때 군령권(軍令權)을 상징하는 둑(纛)에 지내는 국가 제사이며 경칩(驚蟄, 음력 2월)과 상강일(霜降日, 음력 9월)에 병조판서가 주관하여 제사를 지낸다. 둑제는 국가의 군사권을 상징하는 제사로서 고려시대부터 그 기록이 나오기 시작하여 조선 성종대 편찬된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는 소사(小祀)로 규정됐다.
태조 2년(1393)에 홍색(紅色)과 흑색(黑色) 2기의 둑(纛)이 완성되자 영안군(永安君)으로 하여금 둑신(纛神)에게 제사를 드리게 했다. 세종 3년(1421) 봄과 가을의 둑제를 소사(小祀)의 예로 3일간 재계(齋戒)하고, 변두(籩豆)는 8개를 쓰도록 했다.
세종 12년(1430)에는 명의 홍무예제(洪武禮制)에 따라 제단, 제사 시기, 폐백, 복색, 헌례(獻禮), 기독(旗纛)의 노출 여부 같은 둑제의 제반 사항이 모색되었고, 이를 기초로 세종 22년(1440) 둑제의 의주가 제정되고 약간의 수정을 통해 국조오례의 둑제로 확정됐다.
명종 10년(1555) 출사(出師)할 때 반드시 둑제를 지내도록 한 것과 광조 10년(1618) 강홍립(姜弘立)을 앞세워 명에 파병할 때 둑제를 지냈다. 성종 대와 중종 대에 각종 재변(災變)이 발생하면 둑제의 음복(飮福)시 음악을 금하도록 했다.
둑제(纛祭)는 정2품인 병조판서가 주관했고 신위(神位)가 많은 여제(厲祭)를 제외한 다른 소사의 희생이 돼지 한 마리에 불과한 데 비해 둑제에는 양 한 마리와 돼지 한 마리를 사용했다.
제사의 과정에 악무(樂舞)가 시행되어 다른 소사와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제사의 과정은 크게 제사 전의 준비 절차, 행례 절차, 예필(禮畢) 및 납신(納神)의 세 단계로 구분된다. 준비 절차는 제사의 날짜를 규정한 시일(時日), 3일간의 재계(齋戒), 제수의 진설(陳設), 제사 전날의 희생 및 제수의 검사 같은 네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행례(行禮)는 먼저 세 차례 향(香)을 신위에게 올린 후 폐백을 드리는 전폐(奠幣)를 시행하고, 초헌관이 술잔을 올리고 축문을 읽는 초헌례, 아헌관과 종헌관이 각각 술잔을 올리는 아헌과 종헌의 삼헌(三獻)이 이어진다.
헌례가 끝나면 초헌관이 음복(飮福)과 수조(受胙)를 시행하고, 제사에 썼던 제기를 거두는 철변두(徹籩豆)를 거쳐 초헌관이 제사에 썼던 폐백을 묻는 과정을 지켜보는 망예(望瘞)를 시행한 후 헌관이 제례가 끝났음을 보고하는 예필(禮畢)을 하고 신위판을 봉안하고 예찬(禮饌)을 거두면서 제사가 종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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