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합의 없는 아프간 재파병안 처리는 날치기에 불과하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이정희의원 등 19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아프간 재파병 동의안이 오늘 국회 국방위원회에 상정됐다. 동의안에는 2년 6개월 동안 100여명의 지역재건팀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350명의 전투병력을 파병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 12월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아프간 재파병을 찬성하는 국민은 단지 30%에 불과했다. 무려 절반 가까운 47%가 반대하고 나머지 23%는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군대를 해외에 파병하는 행위는 헌법이 규정하는 국제평화준수의 원칙에 맞게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아프간에 도움이 되며, 안전한 지역에 파병을 한다는 거짓을 앞세워 동의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

이번 여당이 절대과반수의 힘으로 파병동의안을 날치기 처리하는 것은 국민의 뜻과 국회의 합의정신을 무시하는 행위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역재건팀과 경비병이 아프간 재건에 큰 도움이 되고 국제적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홍보하지만 이는 거짓말에 불과하다. 파병하려고 하는 지역재건팀과 경비병은 UN전문가들도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전투병에 불과하다고 조언을 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아프간 현지에서는 지역재건팀과 경비병을 군대로 인식하고 있으며, 테러의 목표로 삼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과 유럽의 파병국들이 언제, 어떻게 철수하느냐’를 논의하는 이때, 우리 정부가 2년 6개월간의 재 파병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제정세와 국가의 이익에 맞지 않습니다. 정부와 여당의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또한 2001년 12명의 미군 사상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300여명의 미군 사망자가 발생했듯, 악화되고 있는 현지의 치안 상황도 명확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더 이상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안전하고 평화적인 군사활동인 것처럼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지난 이라크와 아프간 파병에서 故 김선일씨와 故 윤장호 하사의 죽음을 기억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파병동의안 날치기 상정을 멈추고, 국민에게 아프간 현지의 테러 상황과 파병병력의 성격을 제대로 알려 동의를 구해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국제평화 준수와 국민 생명을 보호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여당에게 아프간재파병동의안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