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회의원 (고진화 의원 사진)은 13일 아시아인의 차세대 문화코드가 된 한류(韓流)
일본에서 욘사마 열풍은 아직도 식을 줄 모른다. 후유소나(겨울연가) 는 NHK에서 재방송까지 되었으며 이것도 모자라 배용준의 새 영화 외출은 일본에 사상 최고액으로 판매되었다.
또한 일본의 민영 TV방송사는 한국 드라마의 붐을 이어가는 듯 제5공화국 을 방영하기로 결정했다. 드라마ㆍ영화 뿐 아니라 보아의 일본 순회공연도 전회 매진을 기록중이며 오리콘 차트에서도 1위를 장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는 뮤지컬 ‘갬블러’는 일본 비평가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대도시 순화공연 중이다.
이제 한류는 일본과 중국 등 동북아시아를 뛰어넘어 아시아의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04/05년 칸 영화제에서 최고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수상하여 예술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은 한국 영화는 아시아 각국에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영화산업의 본고장인 미국에도 판권이 수출되어 리메이크 될 예정이다.
홍콩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대장금 은 대만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동남아시아에서의 한국 드라마는 상종가를 달리고 있으며 그 결과 올해 상반기 드라마 수출액은 벌써 지난 한해 실적을 뛰어넘었다.
동북아시아로도 좁아진 한류의 무대는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동으로 넓혀지고 있다. 필리핀 우즈베키스탄과 이집트 이라크 튀니지 등 한류를 새로운 문화코드로 받아들인 국가가 점점 많아지는 것이다. 이슬람교는 중동과 아시아에서 멈추었고, 불교는 동북아시아에 머물렀지만 한류는 동북아시아에서 중동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가장 장대한 문화의 실크로드가 된 것이다.
한류 장밋빛 꿈 을 넘어 국가전략으로 만들어야
최근 몇 년간의 외형적인 한류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지닌 국가적 관광·문화콘텐츠는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다. 단기간의 성과를 얻고자하는 이벤트성 행사와 관광상품 개발에 그쳐있다. 겨울연가로 인한 열풍에 편승하여 겨울연가의 촬영지 관광, 배우 사인회 드라마 주인공 닮은 모델선발대회 등 지속시킬 수 있는 문화 컨텐츠의 개발이 사실상 전무한 것이다.
아직까지는 이벤트성 관광상품으로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욘사마의 미소가 잊혀진다면? 대장금의 감동이 사라진다면 현재의 한류 상품이 계속 잘 팔려나가리라는 예상은 장밋빛 꿈에 불과하다.
실례로 겨울연가의 무대인 남이섬을 제외한 타 지역 한류 관광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며 지역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는 한류 관광지도 그다지 많지 않다. 무엇보다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단기 체류관광이 대부분이고 관광객이 방문하여 구입하는 기념품의 종류와 품질도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것은 지자체 내의 소규모 기획팀이나 이벤트 회사가 수십억 인구가 공유하는 한류라는 거대한 문화코드를 제대로 소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 2월에 보도된 경향신문 자료에 의하면 한류를 국가전략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 이내에 한류열풍이 끝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와있다.
한류의 태동은 계획적으로 이끌어낸 결과라기보다는 우연·폭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이러한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류가 아시아에 적합한 이유를 철저히 분석해야 하고 국가적 산업으로 활용해야 한다. 빨리 달궈진 쇠는 빨리 식는법이다. 급속히 뜨거워진 한류의 불씨를 계속 살려나가려면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과 대중문화의 내실있는 발전을 통해 경쟁력있는 한류문화, 한류스타를 키워야 한다.
한류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국회와 정부 등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한류를 산업화 하고 이에 대한 세제ㆍ투자혜택 등을 법제화해야 한다. 대학과 연구기관에서는 한류에 관련된 전문인력을 집중 양성해야 한다.
한류의 지속발전 전략
한류를 일시적 열풍에 그치지 않고 국가산업과 아시아의 문화코드로 완전히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사회 각분야의 다양한 활동 중에서도 지난 6월 9일, 한국의 세계화 전략을 연구하기 위한 준비모임인 「한국과 세계연구소(가칭)」에서 열린 한류의 지속발전에 관한 세미나는 한류의 태동, 현 상황, 미래전략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행사였다.
이 세미나에서는 문화ㆍ산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국가전략으로 한류를 승화시켜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한류의 장기적 발전 방향, 쌍방향 교류로써의 한류, 디지털 산업과 한류, 브랜드 마케팅을 통한 한류 등 한류의 국가전략의 방향에 대해 다양한 방안이 제시 되었다. 당시 세미나의 주요 내용을 되짚으면서 한류의 지속발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류의 현황과 장기적 발전 방향
이날 세미나에서 한류의 한계와 잠재성에 대해 포문을 연 것은 문화평론가인 김지룡씨였다. 그는 중국은 유교문화의 동질성, 동남아는 한국의 경제성상에 대한 동경, 일본은 ‘욘사마’열풍으로 인해 한류가 급속히 전파되었기 때문에 한류의 지속적인 전파를 위해서는 지역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일본내 한류 열풍은 일본 기업들의 내수 활성화 전략으로 인해 발전된 것이기 때문에 한류라기 보다는 일본산업으로써 자리잡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 한류의 경제적 효과가 약 3조에 이르지만 대부분의 이득은 일본 대중문화 업계의 몫이며 특히 NHK는 약 100억엔의 수입을 직 간접적으로 얻었다는 것이다. 결국 일본인들이 이득을 보고 있기에 한류 열풍의 지속성이 유지되고 있다.
한류열풍의 이익을 일본이 가져가는 문화산업 적자현상을 막기 위해 한류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한류의 직접적 효과(문화산업)는 음반, 영화 방송, 게임, 드라마 등을 통해서 나타나며 이것은 민간 기업의 자율경쟁력이 계속 보장되어야 한다.
국가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은 바로 한류의 직접효과가 아닌 간접효과(관련 산업 및 서비스)이다. 한류로 인해 이미지가 친숙해지고 격상된 한국의 주력 산업, 즉 휴대폰 IT상품, 의류, 화장품 관광상품에 대해 국가가 주도적으로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저작권 보호를 위해 국가가 문화상품에 대한 저작권 보호 및 감시활동을 국제적인 협조를 통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류를 민간분야와 국가분야로 체계적으로 나누어 접근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현재 국가적 보호장치와 기획이 거의 부재한 한류산업에 일침을 놓는 따끔한 의견으로 생각되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한류, 일방적 주입이 아닌 쌍방향 교류되어야
이어 이문원 브레이크뉴스 편집국장은 쌍방향 교류로 한류가 발전하지 않는다면 문화 고립주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한류의 상호교류를 역설했다.
그는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등 나라마다 선호하는 한국 드라마, 가요, 영화 등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현재까지는 각양각색, 천차만별로 아시아 각국에 접근하여 한류가 쾌거를 이루고 있지만, 정작 한류를 수출하는 한국에서는 각국에서 통용되는 스타 이미지와 장르, 성격에 이르기까지 세밀한 정보와 분석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현재까지 한류는 상당부분 주먹구구식의 밀어넣기 즉 면밀한 시장조사와 연구없이 될 듯한 아이템 을 지레짐작으로 들이미는 것이 상례였으며, 그것도 아시아 국가에 대해 교류없이 일방적인 형태로 수출되었다고 비판하였다. 상품가치로써의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문화상품의 부가가치가 높은 일본에서의 성공전략에 모두가 열중하고 있을 뿐, 동남아시아에서의 한류 전략에는 ‘당장 큰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 것은 그저 한류를 수출상품으로만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류가 아무리 문화산업이라지만 현재까지는 얄팍한 상술에 불과하며, 문화산업은 문화교류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곧 수명을 다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따라서 동남아시아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각국이 선호하는 문화상품, 문화성격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교류를 위해서는 가까운 외국인과의 직접적인 쌍방향 문화전달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내 40여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한류 홍보의 최일선 매체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시아 각국에서 온 이들은 범아시아적 정서를 상호교류할 수 있으며 그 중심매체로 한류를 이용하게 될 것이므로 자연스러운 한류의 상호교류가 이루어 질 것이다. 여기에 더해 700만명에 달하는 재외 한민족 교포의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결국 문화는 상호보완적 작용이 일어날 때에 보편적 정서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이 생성될 수 있으며 한류 전략 역시 일방적인 주입 내지는 들이밀기식 한탕주의에 의존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더욱 면밀한 계산과 대담한 전략이 생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잘 팔리고 있는 우리 한류 상품에 대해 지나치게 들떠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됨과 동시에 문화산업은 결국 문화교류의 연장선에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라 생각되었다.
한류의 디지털 허브 서울
세 번째로, 연세대학교 박희준 교수는 디지털 허브로써 한류를 활용해야 한다는 참신한 주장을 제기하였다. 그는 현재의 한류가 드라마, 음반산업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되어 있어 마치 주식시장에서 한 종목에 집중투자를 한 것과 같은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해야 하며 이와 더불어 현재 한류 산업의 편중된 수익구조, 수익성 부재, 한탕주의, 마케팅 전략의 부재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한류 열풍은 공통된 문화코드가 없었던 아시아인들의 문화 갈증현상을 제때 적셔준 고객중심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지만 저작권 보호 부재, 다양하지 못한 컨텐츠, 문화상품 제작자의 편중된 수익구조 등으로 인해 곧 한계에 부딪칠 것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류의 디지털 허브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류의 디지털 허브 세미나를 듣다가 처음 듣는 용어라 고개를 갸웃 거릴 수 밖에 없었다. 한류는 영화 드라마 등 문화산업이고 디지털 허브는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용어이기에 생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박희준 교수가 주장하는 한류의 디지털 허브란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적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결합하여 보다 세계화된 컨텐츠를 개발하고, 1:1 맞춤형 관광, 실시간 문화상품 국제구매 서비스, VOD 동영상 서비스 등으로 컨텐츠를 보급하는 문화산업 메카를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류 디지털 허브는 한류열풍과 세계를 선도하는 우리 IT기술의 전략적 결합인 것이다.
한류의 폭발력과 우리만의 IT 경쟁력을 모두 살려내어 Win-Win 전략으로 국가산업화 시킬 수 있는 그의 의견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보내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본 한류 브랜드 마케팅
마지막으로 구자익 삼성전자 중국팀장의 의견이 이어졌다. 구자익 팀장은 한류를 통한 국가브랜드가 제고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현대의 모든 산업은 결국 브랜드 가치에 직결되고 있으며 브랜드 가치가 우수할수록 구매자들은 구매결정을 쉽게 하고, 그만큼 기업이익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류산업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국가브랜드와 한류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류가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는 브릭스(BRICs)에 대해서는 경제성장의 신화적 이미지로서 한류의 국가 브랜드를 마케팅해야 하며 중국(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문화에 대해 반감을 가진)에 대해서는 평화애호의 이미지로써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국가가 유기적으로 얽혀 한류상품을 지역별로 재포장해서 수출해야 하지만 지역별 이미지는 달라도 공통된 대한민국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류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서는 프랑스에서 시행중인 제도와 유사한 국가 브랜드 관리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설립해야 하며 대한민국의 방향을 설정하고 일관성있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를린에 있는 「SONY Center」의 사례를 보듯 국가 브랜드를 현지인에게 친근하게 제시하고, 친근해진 브랜드를 이용하여 현지인이 한류에 호감을 갖게 한다면 그들이 한류의 대변자가 되고, 대한민국의 대변인이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술은 새 부대에, 이제 한류도 새로운 국가 브랜드에
이날 세미나를 통해 한류산업 전선의 최일선에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우리가 얼마나 한류에 대해 장밋빛 꿈을 가지고 있었으며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한류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일방적 한류에서 벗어나야 하며, 민간과 결합된 국가적 전략을 수립하여 우리의 IT, 문화적 잠재력을 국가 브랜드로 재포장하여 전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첫째 현재 한류 열풍은 일시적인 것이므로 장기적 호황을 누리기 위해서는 직접문화 산업과 간접문화 산업으로 나누어 민간ㆍ기업과 국가적 차원의 협력적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한류는 아직까지 일방적으로 한국의 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단계이므로 지속적 생명력을 담보하는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따라서 범아시아적 쌍방향 문화교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우리의 앞선 경쟁력인 한류의 문화적 특색과 IT가 결합되어 한류의 디지털 허브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새로운 상품은 새로운 브랜드로 수출해야 하듯 한류를 업그레이드 시킴과 동시에 세계화된 대한민국 브랜드로 전략을 수립하고 수출해야 문화산업에서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일본이 국가 브랜드를 메이드 인 재팬 에서 네오 재패네스크(Neo Japanesque ㆍ신일본양식) 로 바꾸고 있다. 제조업의 신화인 일본이 한국과 중국의 제조업 경쟁에 밀려 기존의 브랜드로는 한계에 부딪쳤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직까지 일본은 제조업에 있어 세계 최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발전을 위해 벌써부터 국가 브랜드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우리도 2차 3차 산업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국가 브랜드로 21세기를 경쟁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제조업 뿐만 아니라 한류를 중심으로 한 문화관광산업,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IT산업 유전자연구를 중심으로 한 BT산업이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한류를 비롯한 CT(Culture Technology)는 체계성 없이 방향을 잃은 채 흘러가고 있고, IT산업은 양적 성장에 비해 컨텐츠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국가적 전략수립으로 한류의 방향을 정하고 IT산업에 한류를 탑재하여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 또한 국가적으로 개발한 한류상품에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를 달고 수출해야 할 것이다.
한류 대한민국의 핵심
